(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지난 17일 오전 엔화가 대폭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일본의 개인투자자들과 헤지펀드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특히 이들이 외환 거래가 많지 않은 취약한 시간대에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이 크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시장은 보통 24시간 내내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매일 뉴욕시각으로 오후 5시쯤에는 전자거래 플랫폼이 10분에서 15분 정도 작동이 멈춘다. 또 이 시간에 뉴욕과 아시아의 트레이더가 바뀌고 컴퓨터 시스템이 리셋된다.

당시 달러-엔이 크게 움직인 것은 뉴욕시각으로 오후 5시가 약간 넘은 시간으로 달러-엔은 80엔 근처에서 수분 안에 76.47엔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후 아시아 외환시장이 시작되면서 달러-엔은 79엔대로 올라섰다.

로버트 신케 RBS 글로벌뱅크앤마켓츠의 외환전략 글로벌 헤드는 "엔화 강매가 나타났으며 반대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거래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일본 개인투자자들과 지진 이후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엔화 매수세 함께 나선 시간은 다수의 트레이더들이 트레이딩 데스크를 지키지 않은 거래량이 가장 적은 시간대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전자거래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인티그럴 디벨롭먼트의 하팔 산두 회장은 이때 거래량이 보통 때보다 8배나 많았다면서 거래의 90%는 그 규모가 10만달러 미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시간에는 보통 트레이더의 40%가 개인투자자로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이 직장에 나가기 전에 주문을 걸어놓은 것이라고 산두 회장은 말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뉴욕시각으로 오후 5시 이후에 보통 트레이딩 시스템이 오프라인이 되는데 당시 거래량이 급격하게 많아지면서 시스템 재가동이 오후 5시29분에야 가능했다고 밝혔다.

17일 도쿄금융거래소의 클릭365의 마진거래 자료를 보면 주요 12개 통화에 대한 엔화 숏포지션이 60만2천864계약으로 전거래일의 86만3천753계약에서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에노 다이스케 가이타메닷컴 연구소의 회장은 "일본에 날이 밝아오면서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적은 시기에 엔화를 매수했으며 이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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