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일본 엔화는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유로-엔은 117.00엔선을 넘어 10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고, 달러-엔은 주요 7개국(G7)의 공동 외환개입 이후 처음으로 83.00엔선을 상회했다.

30일 오후 12시56분(런던시각)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0.0020달러 하락한 1.4092달러에, 유로-엔은 0.76엔 상승한 117.15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0.65엔 높은 83.12엔을 나타냈다.

이날 안전통화로 꼽히는 엔화가 약세를 나타낸 원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연방준비은행 총재들 발언에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고개를 든 영향이다.

유럽환시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일본은행(BOJ)은 대지진 강타로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미국과 일본의 국채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일 Fed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가 추가 유동성 공급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긴축 기대감을 키웠다.

취리히 소재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마르코 해딩어 글로벌 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엔화는 미국과 일본 간 국채금리 격차에 매우 민감한 통화"라면서 "Fed가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기대가 확산되면 미국의 단기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달러화가 강세를 전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 소재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주 엔화는 가장 흥미로운 통화가 될 전망"이라며 "많은 투자자는 일본 펀더멘털을 이유로 엔화 약세를 점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이달은 일본의 작년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달인 만큼 엔화 매도에 안심할 수 없다"며 "통상적으로 3월 마지막 주는 본국 송환 자금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가라시 후미히코(五十嵐文彦) 일본 재무차관은 이날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오르면 주요 7개국(G7)이 시장에 다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위기에 빠진 지금 상황에서 엔화가 달러화에 오르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추가 개입 여지를 열어뒀다.

한편, 유로-달러는 포르투갈 우려와 유로존 경제지표 악화에도 ECB의 금리인상 기대로 1.4100달러선 부근으로 재차 반등을 시도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6으로 지난 2월의 -10.0보다 더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다.

전일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포르투갈의 신용위험은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에 확대됐다. 해당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연 8.01%까지 올라 유로존이 탄생한 지난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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