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로화는 유로존의 재정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급락했다.

18일 오후 2시14분(런던시각)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0.0091달러 하락한 1.4340달러에, 유로-엔은 1.43엔 밀린 118.53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0.47엔 낮아진 82.66엔을 나타냈다.

이날 유로화는 지난 17일에 끝난 핀란드 총선에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을 반대해온 '진짜 핀란드인당'이 급부상해 차기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그리스 정부가 국제사회에 채무 구조조정을 요청했다는 보도로 달러화에 '원빅' 넘게 급락했다.

핀란드 총선 결과 '진짜 핀란드인' 당이 2007년 총선 때보다 무려 5배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고, 의석은 6석에서 39석으로 늘었다.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핀란드 연정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포르투갈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그리스 일간지 엘레프테로티피아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가 지난 8일 헝가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경제ㆍ재무이사회(ECOFIN) 비공식회의에서 IMF와 EU에 채무 조정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한 논의가 오는 6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그리스와 유럽 당국자들은 채무조정을 재차 부인하고 나섰지만 유로-달러는 장중 1.4259달러까지 밀렸고, 유로존 주변국의 신용위험은 장중 내내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EU 대변인은 이날 "그리스가 채무조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인 게오르게 프로보폴로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이날 그리스 중앙은행 연례회의에서 "그리스의 채무조정은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이 조치는 그리스 자산을 보유한 연기금과 은행권,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리스 정부와 그리스 기업들이 국제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 간 격차인 국채 가산금리는 1,107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일 만기 포르투갈 국채 가산금리도 566bp까지 올라 이 역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진짜 핀란드인' 당 때문에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이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EU가 재정적 연대를 유지하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라흐 마허 크레디트아그리꼴(CA)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로화가 1.4500달러를 상향 돌파에 몇 번이나 실패한 만큼 유로화 하락을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핀란드의 총선 결과와 채무조정 논의 모두 유로화 하락 재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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