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로화는 그리스의 재정문제가 재부각된 상황에도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강세를 전개했다.

9일 오후 12시54분(런던시각)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0.0085달러 상승한 1.4403달러에, 유로-엔은 0.87엔 높은 116.32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0.10엔 높은 80.73엔을 나타냈다.

이날 유로화는 지난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지 않았던 데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음에도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과 ECB,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6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비공식 회담을 열어 그리스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권은 오는 16일 열리는 EU 재무장관회담에서 그리스 문제 등을 더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유럽환시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와 유로화의 상대적 강세 현상은 손상되지 않았다며 외환시장은 새로운 이슈가 없어 그리스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해선 아직 경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앞으로 1개월~3개월 동안 유로화가 강세를 전개할 거라는 전망을 접기에는 그리스이 유로존 탈퇴설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루츠 카포위츠 코메르츠방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로존 재정난이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올라 시장에 불안감을 제공했지만, 실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독일의 수출 호조 소식도 유로화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983억유로로 전월대비 7.3% 늘었고, 수입은 794억유로로 지난 2월보다 3.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수입과 수출 통계 모두 1950년 독일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지난주 글로벌 상품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상품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위험선호심리를 회복시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저금리 정책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 전망 때문이다.

소시에테제너럴(SG)의 알랭 보코브자 글로벌 자산운용 헤드는 올해 말까지 미국의 초저금리 기조에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품시장의 강세를 해칠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했다.

케빈 노리시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이사는 "지금이 터닝포인트는 아니다"라며 "오래 지나지 않아 상당히 양호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재정문제가 당분간 어떻게 전개될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w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