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로화는 그리스 우려가 증폭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한때 '원빅' 급락했다.

16일 오후 1시57분(런던시각)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0.0065달러 하락한 1.4114달러에, 유로-엔은 전날보다 0.61엔 밀린 114.17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전날보다 0.09엔 낮아진 80.87엔을 보였다.

유로-달러는 3주 만에 처음으로 1.4100달러를 밑돌았다. 반면 안전통화로 꼽히는 스위스프랑화는 유로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환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부채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 데다 재정 위기가 다른 유로존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누트 벨링크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는 유럽 정치권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에 민간 투자자를 참여시키길 원한다면 EFSF를 1조5천억유로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에서 재정 긴축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리스의 정치적인 불안감도 부상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새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 신임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총리는 그리스 집권당인 사회당 내부의 심상치 않은 반발 기류에 직면했다.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도 사회당 소속의 한 의원이 재정 긴축 프로그램을 반대해 탈당했다.

그리스에 대한 부정적인 재료는 이날 내내 계속 나왔다.

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특별고문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그리스의 추가 긴축안에 대한 그리스 국민의 시위로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매우 급격하게 바뀌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소재 코메르츠방크의 루츠 카포위츠 스트래티지스트는 "그리스의 정치적 혼란이 나타난 데다 그리스 정부도 너무 불안정해 보인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지 못할 거라는 인식도 유로화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의 장기 국채 입찰은 성공리에 마쳤지만, 그리스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8년물과 15년물 국채를 총 28억3천900만유로 규모로 발행했다. 8년물과 15년물에 대한 입찰 수요는 67억1천300만유로로 정부의 계획 물량의 상단(35억유로)의 배에 육박했다.

8년물의 평균 낙찰금리는 연 5.352%로, 입찰 전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리인 5.375%를 소폭 밑돌았다. 15년물 낙찰금리는 6.027%로 이날 시장금리인 6.062%와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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