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일본 당국이 엔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10조엔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엔고 추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이 4일 평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로흐트만 외환 전략 헤드는 "주요 10개국(G10) 내에서 안전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기란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위스프랑과 엔화는 모두 같은 상황이며, 이 두 통화가 계속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의 레이 아트릴 외환전략 헤드는 "일본은행(BOJ)의 외환 시장 개입은 스위스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통해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억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이뤄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아트릴 헤드는 "시장이 엔화와 스위스프랑에 모두 관심을 두는 상황에서 일본 당국이 조치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엔 강세를 더욱 부추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위험 회피 심리의 완화와 같은 달러-엔의 랠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펀더멘털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개입이 펀더멘털을 바꿀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UBS의 가레스 베리 외환 전략가는 "수년간의 엔화 강세를 역전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결국 실패로 끝날 것 같다"라며 "일본 당국은 이것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목표를 크게 잡고 있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베리 전략가는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기 전에 보였던 달러-엔 수준이 일본 당국의 단기적 목표인 듯 하다"며 이는 79엔대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미쓰비시UFJ 은행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통화 완화책과 개입을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초기 엔화 약세 효과를 강화시켰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 자체가 엔화 강세 추세를 꺾기에는 충분한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드만 전략가는 "계속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글로벌 부채 우려에 따른 엔화 강세 흐름이 BOJ의 양적 완화 정책을 능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발렌타인 마리노브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주변국 문제가 계속되고 글로벌 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스위스프랑과 엔화의 하락 반전 추세가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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