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엔화는 자국 통화 강세를 방어하려는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조치에 영향을 받아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추락했다.

4일 오후 12시50분(런던시각)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2.70엔 급등한 79.75엔에, 유로-엔은 전날보다 3.32엔 높아진 113.69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전날보다 0.0061달러 하락한 1.4261달러를 나타냈다.

유럽환시 전문가들은 일본 재무성은 물론 일본 중앙은행(BOJ)도 도쿄장에 이어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개입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 달러화가 엔화에 4%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외환딜러들에 따르면 BOJ는 엔화 강세를 막고자 세계 최대 온라인 외환 중개회사인 EBS를 통해 도쿄장에 이어 런던장서도 달러화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규모는 1조엔(미화 126억달러)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C)는 "시장에선 오늘 일본 개입 규모를 200억달러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지난 3월18~19일 개입 당시의 3배이며, 작년 9월 개입 때와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BOJ가 런던장서 개입에 나섰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BOJ는 엔화의 지속적인 평가절상을 막고자 무엇이든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목표는 엔화를 어떤 특정 레벨로 떨어뜨리는 게 아니지만, 외환시장을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면서 "해외 외환당국과도 계속 교류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딜러들에 따르면 다른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달러화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일본 당국의 엔화 저지 노력에도 엔화 강세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도쿄-미쓰비시UFJ 은행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일본 당국이 통화 완화책과 개입을 동시에 시행해 엔화 약세 효과를 강화했지만, 이번 조치 자체가 엔화 강세 추세를 꺾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의 밸런타인 마리노브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재정 문제가 계속되고 글로벌 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통화인 스위스프랑화와 엔화의 하락 반전 추세가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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