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재정환율 하락, 절대 수준보다 속도가 문제>
<엔-원 재정환율 하락, 절대 수준보다 속도가 문제>
  • 엄재현 기자
  • 승인 2013.01.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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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엔-원 재정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관계자들은 15일 엔-원의 하락 속도가 달러-원 등 다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수급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빨라지는 엔-원 하락속도 = 지난해 6월 5일 종가기준으로 1,500원 선을 하향 돌파한 엔-원이 1,400원대에 도달하기까지는 99거래일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 엔-원이 1,300원대에 도달하기까지는 40거래일, 1,200원대까지 24거래일로 단축됐다. 각 빅 피겨(큰 자릿수)도달에 걸리는 기간이 매번 절반으로 짧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엔-원 재정환율 추이. 노란색이 1,400원대, 빨간색이 1,300원대, 파란색이 1,200원대 하향돌파까지 걸린 기간>

▲ 급격한 엔-원 하락속도..원인은 = 엔-원 하락속도 가속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 총선거에 따른 정권교체다. 지난해 9월 일본이 총선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당시 자유민주당의 총재였던 아베 현 총리가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의 시행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엔화를 찍어내게 하겠다던 아베 총리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엔 약세 기대를 한층 강화시켰다. 이 기대로 지난해 6월 달러당 80엔 선에서 움직임을 지속하던 달러-엔 환율은 3개월도 안 돼 10엔 가까이 상승했다.

또 하나의 요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원화 강세 기조를 들 수 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과 글로벌 금리차 등에 따른 원화 강세와 미국, 일본의 양적 완화에 따른 해당국 통화의 약세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원의 하락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의 달러-원 환율과 엔-원 추이>

▲ 엔-원 하락속도..무엇이 문제인가= 환시 관계자들은 엔-원의 급격한 하락이 수급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심리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당국이 지적했던 수급 주체들의 리딩 앤드 래깅(Leading & Lagging)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엔-원 자체는 달러화나 여타 다른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적다"며 "하지만, 엔-원의 급락으로 수급주체들이 주요 통화에 대한 기존의 하락 관점을 유지하게 돼 리딩 앤 래깅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우려하는 것도 단순 시장 영향이 아니라 수급주체들의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심리일 것"이라며 "한번 기대가 생기면 그 기대를 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나 역내에서 엔-원 관련해 포지션을 가진 경우는 최근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다만, 엔-원의 급격한 하락으로 업체들의 원화 강세 기대가 더욱 커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jheo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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