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선물은 요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내부 직원 약 130여 명으로 크지 않은 회사지만 최근들어 부쩍 `사장님 얼굴 뵙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삼성 3인자'로 알려진 김인주 사장이 삼성카드 고문에서 삼성선물 사장으로 일선 복귀하면서부터다.

김 사장은 요즘 `열공모드'다.

그가 과거 삼성그룹 재무이슈를 주도적으로 담당한 재무통이긴 하지만 선물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시황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당일 시황 담당자를 직접 사장실로 부른다.

한 번 담당자를 부르면 한 시간은 기본이다. 시장지표 보는 법 등 데이터와 내용 하나하나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아무리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꼭 알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시황을 보겠다는 것도 김 사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매일 시황을 보고 싶다는 김 사장의 말에 직원들이 매일 아침 시황 자료 배달에 일대일 과외 교습까지 해주고 있다.

한 직원은 "공부하려는 의지와 열정이 대단하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김 사장을 맞는 삼성선물도 최근 사장실를 비롯해 내부 리모델링을 하는 등 새 사장 맞이에 한동안 분주했다.

처음엔 사장실이 있던 층 반을 다 쓰도록 공사할 계획이었으나 김 사장이 고사해 기존 사장실을 리모델링한 수준에서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최근 설 명절 앞두고도 직접 직원들과 한 명 한 명 악수하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삼성선물 한 관계자는 "다른 사람과는 상당히 남다른 포스가 있는 데다 내부 보고도 예전 사장을 통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장님이 새로 오시고 난 후부터는 쓰레기통까지도 깨끗하게 정리를 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삼성선물과 삼성증권 합병을 위해 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 삼성 그룹 안에서 규모가 작은 삼성선물을 크게 키우는 일에 집중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삼성선물로 일선에 복귀하면서 삼성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상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삼성선물을 크게 키우는 것을 비롯해 그룹 전반의 재무 이슈에 다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80년 제일모직으로 입사해 1990년 그룹 비서실 재무담당을 맡으면서 물러날 때까지 비서실을 지킨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특히 1997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담당 상무이사를 거쳐 기업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전무ㆍ부사장ㆍ사장)과 전략기획지원팀장(사장)을 역임하는 등 줄곧 그룹의 자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이학수 당시 전략기획실 실장과 함께 물러나 삼성전자 상담역으로 있다가 재작년 말에는 삼성카드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선물 한 직원은 "2월 중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점심식사를 한다고 하는 등 내부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도 강하신 것 같다"며 "직원들도 너무 큰 분을 모시게 돼 기대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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