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달러-엔 환율이 드디어 바닥을 찍고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일본의 투자금 유출 증가, 기술적 요인들이 달러-엔의 상승을 점치게 하는 재료다.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적 신호들이 달러화의 방향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만 달러화의 상승이 급격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며 유로존 위기가 심화하면 모든 전망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라노 아츠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외환 세일즈 헤드는 "달러화가 완만하게 오를 것이며 3월에는 8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이 지금 위험 자산에 대단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3년 동안 30% 이상 떨어졌다.

사하라 미츠루 도쿄비쓰비시UFJ 은행의 선임 매니저는 "결국 트레이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을 내는 것"이라면서 "트레이더들은 수익률이 낮은 엔화표시 자산에 한없이 투자금을 맡겨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해외 투자를 독려하면서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와 원자재 투자를 늘림에 따라 엔화 매도는 더 늘어났다.

도쿄 소재 한 딜러는 "작년 말부터 이런 투자금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그 규모는 한 거래에 적어도 수억달러는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엔화 약세를 촉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은 일본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조4천927억엔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으로 유입되는 수출대금이 줄어들어 엔화 수요도 감소할 것이란 의미다.

트레이더들은 외환 옵션시장에서 달러화 상승 베팅이 늘었다고 밝혔다.

비일본계 헤지펀드들은 달러화가 오를 때 가격이 상승하는 달러콜 옵션 매수를 늘리고 있으며 엔화 강세 때 이익을 보는 달러풋옵션은 매도하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달러화가 저돌적으로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달러-엔이 85엔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2014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밝혔기 때문이다.

와카바야시 FX 어소시에이츠의 와카바야시 에이시 회장 겸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랫동안 달러화의 회복세를 예상해왔다.

그는 장기 추세를 예측하는 황금률과 펜타곤차트를 등 기술적 신호가 달러화의 강세를 예상케 한다고 말했다.

와카바야시 회장은 오는 2월에 달러화가 73.60엔~74엔 수준으로 떨어져 바닥을 치고 이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4년 전에 내놓은 바 있다.

그는 2025년에는 달러화가 18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와카바야시 회장은 "오를 때가 됐기 때문에 달러-엔은 오를 것"이라면서 "40년 반 동안 진행된 주기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1년 브렌트우즈 체제 붕괴 시기를 엔화 강세의 주기의 시작점으로 평가했다. 당시 달러-엔은 360엔이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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