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가 눈에 띄게 강해지면서 '키코 후유증'에 시달리던 기업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달러-원 환율 1,100원대에서도 환헤지를 꺼렸던 기업들은 1,050원대에서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양상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기업고객을 담당하는 코퍼레이트딜러들은 최근 수출입 기업들이 선물환 매도를 비롯해 레인지 포워드(범위 선물환) 등의 옵션이 가미된 파생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출업체 선물환 관심 급증 = 최근 수출업체들은 달러-원 환율 하락에 노심초사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달러-원 1,100원대 전후에서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기업들이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맨몸으로 환율 하락에 맞서야 하는 형편이다.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050원선에서 하락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중하게 헤지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A은행의 한 코퍼레이트 딜러는 "수출업체의 경우 계약시점, 대금 입금 시기에 따라 선물환 매도는 단기물 위주로 환헤지를 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며 "되도록 1~3개월물은 헤지비율을 높여서 가져가고 6개월 이상 긴 선물환 거래는 비율을 30~50% 이하로 유지하는 식"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B은행의 한 코퍼레이트 딜러는 "달러-원 환율 하락은 외환당국의 정책적인 부분을 많이 봐야 해서 헤지 상품을 권유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엔低에 日부품 수입업체.엔화 대출기업 '느긋' =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여유있게 대응하는 양상이다. 일본 부품수입 업체들이 많아 환헤지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C은행의 한 코퍼레이트 딜러는 "엔화가 추세적으로 큰 폭으로 빠지고 있어 수입업체들이 환전 시점을 늦추는 래깅 전략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엔화 매입수요가 많아 엔저가 지속될 경우 그냥 포지션 그대로 가져가는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에도 엔화 포지션 청산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D은행의 한 코퍼레이트 딜러는 "최근 엔화대출 청산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워낙 엔고일 때 대출을 받아 이미 환차손까지 본 경우가 많아 신중히 대응하는 편"이라며 "엔화 환율 방향성 전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시점 환헤지는 선물환 위주 =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달러-원 1,050원선 부근에서는 과거 포지션이 오픈돼 있는 업체 위주로 선물환 매도에 나서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달러-원 환율과 엔-원 재정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E은행의 한 코퍼레이트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으나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며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도 막바지에 있고, 일본 아베 효과에 따른 엔화 약세도 전일부터 다소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 1,050원선에서 큰 흐름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마다가 정책이 다르겠으나 선물환만 일정 부분 꾸준히 헤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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