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독일이 금 회수에 나섰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일부, 프랑스 중앙은행에선 전량 되돌려받았다. 이러한 독일의 이례적인 움직임은 독일이 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회수한 금으로 뭘 할지 등에 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해외에 예치한 금을 회수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가 악화할 때를 대비하는 포석인 동시에 지준통화인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독일은 2대 통화인 달러화, 유로화 어느 것도 못 믿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독일 정치권, 전문가 집단에선 해외에 둔 금에 대한 비판을 거듭해왔다.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독일 회계감사원은 비공개 보고서에서 해외에 예치한 금의 존재가 "물리적으로 증명된 적이 결코 없다"면서 적절한 규제를 받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 국회의원들도 가세해 금융위기가 깊어질 때를 대비해 금을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유로존 위기가 나빠지면 유로화도 위험해진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금은 최종적인 지급수단이다.

달러화와 관련해서 미국도 최근 재정절벽 고비를 간신히 넘겼지만 부채 한도 증액 문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가 6주 안에 늘어나지 않으면 미 달러화는 공황 상태에 빠진다.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 등이 외환보유액 투자처를 달러화와 유로화에서 다변화함에 따라 사실상의 금본위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 트레이더인 짐 싱클레어는 분데스방크의 결정이 금 시장에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역사는 이 사건을 미 달러화가 지준통화 지위를 잃는 시점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스페인, 스위스, 네덜란드 등과 달리 독일은 금이 한물갔을 때조차 금을 판 적이 없다. 이제 독일은 정치적 영향력을 갖기 시작한 금을 상당히 확보한 상태로 국제 금융 무대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분데스방크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준비금 관리정책에 관해 밝힐 예정이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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