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SK텔레콤으로 인수되는 하이닉스에 권오철 사장의 유임이 결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새 수장으로 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SK그룹은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그동안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의 하이닉스 영입은 단순루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운영하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하이닉스 사장직에 대해)오퍼가 많이 왔지만, 최근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지금 펀드운용회사 대표로 있는데 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모럴해저드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 전 장관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고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소문이 나돌았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진 전 장관 영입설은 금시초문"이라면서 "권 사장의 유임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과와 함께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사장은 지난 2001년부터 전략기획실장, 대외협력실장, 중국우시법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10년 3월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권 사장에 이어 박성욱 부사장도 사내이사도 재선임되면서 핵심 경영진 유임은 SK가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가 그동안 반도체 사업의 경험이 없다는 점과 최근 반도체 시황이 침체된 상황이라는 점도 기존 경영진의 유임을 통해 안정을 선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대신 하이닉스 측은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오는 2월1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를 의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SK가 그룹 차원에서 하이닉스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발전시킨다는 굳은 의지로 해석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 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에 이어 하이닉스 사내이사를 맡은 것은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확정 지은 뒤, 지난달 이천 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해 "하이닉스를 SK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사내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하이닉스 측은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인 하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최고 전문가이다"며 "뛰어난 제조기술력을 갖춘 하이닉스반도체와 SK텔레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텔레콤은 권 사장 단독 대표 체제를 지속할지, 복수 대표를 도입할지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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