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중근의 기술적 분석(106회)

                                                 증권시장  [2013/01/21 08:39 20]
    -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지난주 무역회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3년 무역환경 전망>이라는 제목의 강연
회가 있었다. 나도 한 부분인 '올해 환율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내가 뭘 알겠는가
? 깊고 심오한 이야기는 하기 어려웠고 그냥 시장에 돌아다니는 각 기관의 환율전망을
 종합하고, 거기에다 내 생각을 약간 붙여서 말한 것이 전부였다.
    나는 이렇게 주장하였다. 올해 달러/원 환율의 방향은 삼척동자도 전망할 수 있다
. 하락할 것이라고 누구나 쉽게 예상한다. 실제로 지금 강연회에 온 청중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 수출업체는 지금이라도 환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끝에 질의응답이 있었는데, "올해 수출은 포기하였으니 재테크 방법이나 가르쳐달
라"고 했던 한 참석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작년에 15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
였다는 프라이팬 공장 사장이었다. 그나마 그는 재테크 운운할 돈이라도 있으니 얼마
나 좋은가. 환율 떨어지면 수출 집어치우고 여윳돈 굴리면 되니 참으로 팔자가 늘어
졌다. 하지만 결코 그가 이 땅의 중소기업을 대표하지는 않을 게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었다. "달러 값이 더 내리면 정부도 정책을 바꾸겠지요? 그렇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얼마나 답답했던지 억지로(!) 내 동의를 구하려고 
재촉하는 질문이었다. 내 의견이 무어 중요하다고. 이런 질문도 있었다. “엔화가 더
 약세를 보이면 중국이 개입하지 않을까요?”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는데, 
그만큼 최근의 달러/원 환율의 하락과 엔화의 약세는 현실 수출업계에서는 매우 심각
한 사태임을 증명하는 일들이었다.
    아베노믹스인지 뭔지의 효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드디어 달러/엔은 90엔을 돌파하
였다. 일본은 대놓고 엔화약세를 공언하고 있다. 그 참에 엔화도 줄곧 약세 일변도이
다. 일본의 주식시장도 신났다. 바야흐로 환율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셈. 그럼에도, 대
체 우리 정부는 지금 뭐하고 있나? 환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 환율 하락을 막겠다는 건지, 수수방관하겠다는 건지... 설마 우리나라 모든 중소기
업이 까짓것 수출쯤이야 하지 않고 재테크만 해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터
인데 말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 환율의 차트는 명백히 하락세이다. 그게 전부다. 다른 말로는 도저히 분석
할 수 없다. 지금까지 달러-원의 움직임은 뻔하다. 하락추세를 이어가다가→중요한 
지지선을 만나 횡보→그러다 결국 지지선을 무너뜨리면서 갭 발생→다시 지루한 하락
세→지지선 만나 횡보... 이런 일을 과거에 내내 되풀이하였다. 그러면서 달러-원의 
‘레벨’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전형적인 하락추세일 수밖에 없다.
    지금도 같다. 1,050원이라는 지지선에 봉착하였으니 순서에 따른다면 당분간 횡보
하면서 여전히 지지선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고, 그러다가 마침내 지지선
을 또 무너뜨릴 게다. 그러면 의당 하락갭이 또 하나 덩그러니 만들어질 터이고... 
이건 뭐 기술적분석으로는 답이 없다. 판박이, 되풀이, 동어반복이다.
    지난주에 달러-원은 줄줄 흘러내리기는 하였으나 나름 시장에서 중요한 지지선으로
 간주되던 1,050원은 무너뜨리지 않았다. 환율도 미약하나마 약간 반등하였고, 그 영
향으로 단기 기술적지표들은 살짝 고개를 들었다. 다른 경우라면 이럴 때에는 “상승
, 하다못해 기술적반등 지속” 등의 주장을 펼치겠으나 지금은 아니다. 달러-원이 반
등해보았자 어디 몇 발자국이나 더 올라갈 수 있을꼬.
    차트에는 1,063~1,065원에 저항선이 만들어져 있으니 이론적으로 그 수준까지 반등
은 가능하겠다만 현실에서 과연 그처럼 환율의 반등폭이 꽤 크게 나타나는 기적(!)이
 벌어질지는 의문이다. 잘해야 1,060원이 최대일 듯 하다. 이번 주에도 역시 달러-원
은 횡보를 거듭하는 통에 재미없거나, 반등해보았자 미미하거나, 그러다가 다시 줄줄
 밀리는 양상을 또 이어가리라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여름에는 ‘섬머랠리’ 12월에는 ‘산타랠리’ 그리고 1월에는 ‘재뉴어리 이팩트
(January Effect)'. 말은 참으로 잘 만들어낸다만 시장은 되레 덤덤하다. 1월초에 주
가는 꽤 호기 있게 출발했다. 시장에서는 1월초에 주가가 오르면 1월 내내 주식시장이
 좋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 이제 1월의 중반도 지난 현재
 1월 효과 운운할 상황은 아니다. 신년 초, 1월3일의 2,042가 현재까지의 고점으로 
나타나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시장은 지루해지고 있다. 환율이 내내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환차익도 노릴 수 있는 등 환경이 좋아지고 있으나 주가는 신통치 못하다. 작년 11월
 중순 이후 볼린저밴드의 중간밴드, 혹은 20일 이동평균선 위를 내내 유지하였던 코스
피지수는 급기야 지난주에는 중간밴드를 이탈하여 아래로 내려서고 말았다. 
    특히나 20일 이동평균선은 단기추세를 대표하는 선인데, 주가가 그걸 밑돌았으니 
당분간은 하락 모멘텀이 우세할 참이다. 과거에도 코스피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을 아
래로 무너뜨리면 최소 2주일 이상은 하락세가 이어졌던 터. 이번이라고 예외적으로 
하루, 이틀 만에 후다닥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물론 볼린저밴드로 본다면 주가가 거의 아래쪽 밴드에 닿았는지라 약간의 반등은 
가능하겠다. 단기지표들도 바닥에서의 반등을 신호하고 있으니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
다. 다만, 강력한 지지선이 무너지면 그때부터는 그게 되레 저항선이 되는 법. 20일 
이동평균선이 거의 두 달여를 지지선으로 작용하였으니 지금부터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저항선이 될 공산이 크다. 20일 이동평균선은 현재 1,996에 걸쳐 있다. 더구나 2,0
00선은 소위 ‘꺾인 숫자(round figure)’로 역시 저항선이 될 참. 
    그러기에 단기 지표들이 신호하는 약간의 반등은 이내 1,996~2,000의 강력한 저항
에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도 일목균형표는 든든히 상승추세를 말하고 있는
지라 큰 문제는 없겠다. 아래로 1,950선부터 구름이 버티고 있다.
    결론적으로...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 약간의 반등을 시도할 수도 있으나 위로 2,0
00선 언저리의 저항선이 뻔히 보인다. 반면 아래로 1,950부터는 튼튼한 지지선. 결국
, 이번 주에도 지루한 횡보, 박스권이 예상된다. 
    1월 효과는 물 건너갔는데... 혹시 “2월 효과”라는 말은 없나?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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