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영재 기자 = 국내 몇몇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는 중국인 애널리스트들이 있다.

이들은 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 변수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낸다.

그 중에는 중국 동포 출신도 있어 종종 화제가 된다. 한화투자증권의 박매화, KDB대우증권의 최홍매, IBK투자증권의 찐링 연구원이 대표적인 예다. 언어를 다루는 애널리스트로서 한국어와 중국어에 모두 능통하다는 것이 이들의 강점이다.

이들 가운데 박매화 연구원을 17일 만나 중국 동포 출신 애널리스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 옌볜(延邊) 출신으로,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04년 한화투자증권의 상하이 사무소에 입사하면서 일찍부터 국내 증권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상하이 사무소에서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중국 현지 조사 활동을 보조하면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상하이 사무소에서 2년여 일하다가 그만두고 국내로 들어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공부를 마치고 한화투자증권 본사에 재입사했다.

박 연구원이 본사에서 처음으로 한 일은 채권 영업이었다. 학연과 지연 없이는 버티기 힘든 영업 문화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가 2009년 리서치센터로 발령받으면서 애널리스트의 꿈을 이뤘다.

박 연구원의 주요 업무는 중국 현지 언론 보도를 비롯한 각종 자료를 분석해 중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것이다. 이때 중국인이라는 점이 많은 도움이 된다.

"데이터 수치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애를 씁니다. 중국 당국이 경제정책을 하나 내놓아도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박 연구원은 분석 대상을 중국 거시경제에서 산업 전반으로 넓힐 계획을 갖고 있다.

거시경제 분석에 머물러서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동향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보고서에 반응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처음 만난 분이 제 보고서를 잘 보고 있다고 말할 때면 기분이 좋습니다.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국내 증시의 화두로 남을텐데 좋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죠"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