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일본은행(BOJ)이 22일 발표한 '개방형(open-ended)' 자산 매입 방법은 기한을 두지 않고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금융자산을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일본은 미국이 실행 중인 3차 양적 완화(QE3)에 이어 무제한 양적 완화에 돌입했다. 환율전쟁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선제공격에 일본이 맞불을 놓은 셈이다.

▲ 2% 물가목표 달성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 = BOJ가 공개한 '개방형' 자산 매입의 목표는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도입된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다.

기존에 실행 중이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올해 말 끝나며 내년부터 이 특정 규모의 무기한 자산 매입이 시작된다.

BOJ는 우선 내년부터 당분간은 매달 13조엔어치의 금융자산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중 일본국채(JGB)를 2조엔어치, 단기 재정증권을 10조엔어치씩 사들이기로 했다.

BOJ는 최근 매입한 자산의 잔여 만기를 고려하면 내년 전체 자산 매입 규모가 10조엔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는 통화 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 불균형 등을 포함해 경제 성장에 상당한 리스크가 나타날지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美ㆍ유로존ㆍ日 "나도 무제한" = BOJ가 발표한 통화 완화 조치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하는 QE3와 유사하다.

Fed는 지난해 9월 QE3를 발표하고 주택담보증권(MBS)을 매달 400억달러어치씩 매입하기로 했다.

BOJ가 2% 물가목표치 달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면 Fed는 고용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정했다.

Fed는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고용시장 전망이 상당히 개선되지 않으면 FOMC는 계속해서 에이전시 MBS를 매입하고 추가적인 자산 매입에도 착수할 것이다. 또 고용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적절한 다른 정책 조치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9월 재정 위기의 여파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위험 수준까지 치솟자 새로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인 '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를 실행할 수 있다고 발표해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회원국이 유럽연합(EU)에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긴축 조건을 수용하면 ECB가 무제한으로 해당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ECB의 구두 개입으로 시장이 안정되면서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가동되지는 않았다.

▲ 효과는 "글쎄" = BOJ가 대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개방형'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센터의 구마노 히데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나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개방형'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의 시작 시점이 내년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개방형' 통화 완화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내년 만기도래하는 JGB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유동성 공급을 많이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구마노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어떻게 2% 물가상승목표치를 달성할지가 불분명하다"면서 "BOJ가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어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효과는 '개방형'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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