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가산노블리제CC가 '퍼블릭 골프장' 전환을 통한 회생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원권 가격 폭락 등으로 골프장이 부도나면서 대규모 채무보증을 떠안고 골머리를 앓는 건설사가 많기 때문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산노블리제CC는 지난 15일 '입회보증금 전액출자로 대중제 전환'을 골자로 한 변경회생계획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인가받았다.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해 시공사와 회원들이 상생의 길을 찾은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포천에 있는 가산노블리제CC(시행사 코리핸랜드)는 2007년 분양 당시 5억에 육박하는 고가에도 수도권 인접지역인 관계로 높은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2011년 11월 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이번에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은 총 3천149억원에 이르는 회생채권을 출자전환과 채무면제 등을 통해 정리하고,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이후 영업이 정상화되면 2018년 이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최대채권자인 유진기업(023410)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실리도 챙겼다. 총 1천447억원의 채권중 466억원은 채무면제를 해주지만 475억원(변제율 32%)을 올해 7월까지 조기변제 받을 예정이고, 나머지 506억원은 출자전환하기 때문이다.

또 1천620억원의 입회금을 채권으로 보유한 회원들은 골프장의 미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반환받는다. 회원들은 일단 투자금 전액을 출자 전환해 골프장의 주주로서 배당금을 분배받고, 2018년 이후 골프장을 매각하게 되면 그 수익금을 주식비율로 배분하기로 했다.

최대채권자인 유진기업 관계자는 "(대중제골프장으로 전환이)회원에게도 이익이 되고 기업차원에서도 경기불확실성과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하루라도 빨리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결정했다"며 "이미 이전에 일부 회계적으로 손실을 반영한 만큼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건설부동산이 호황을 이루던 당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고가의 골프장 회원권 분양이 이루어졌으나, 회원권 가격은 현재 고점대비 70%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입회보증금의 100% 출자전환에 의한 대중제 골프장 전환 외에 회원제 골프장의 출구전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분양한 47개 골프장의 2012년 입회보증금 반환 총액이 3조1천억에 이르고 이중 아름다운CC, 양산CC, 아델스코트CC, 골프클럽Q안성, 우리들리조트제주 등 5개 골프장은 이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08년에 분양한 약 15개 골프장의 2013년 입회보증금 반환 규모 또한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는 삼부토건(타니CC 시공사), 계룡건설(세인트웨스튼CC 시공사), 울트라건설(오션뷰CC 시공사)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2년 이후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한 회원제 골프장은 15개로 기업회생 절차를 통하지 않고 사업주체가 입회보증금을 모두 반환해 이뤄졌다. 관련 골프장은 롯데스카이힐 성주CC(경북 성주, 18홀), 아리솔CC(충북 보은, 18홀), 오너스CC(강원 춘천, 18홀), 서라벌CC(경북 경주, 36홀), 파인힐스CC(전남 순천, 27홀), 더블래싱CC(강원 춘천, 27홀), 경도CC(전남 여수, 27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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