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럽 통합의 토대가 됐던 '엘리제 조약'이 지난 22일로 체결 50주년을 맞았다. 콘라트 아데나워 당시 서독 총리와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1963년에 체결한 엘리제 조약은 독일과 프랑스 양국이 오랜 경쟁 구도를 접고 우호를 다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은 베를린에서 기념식을 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50주년을 자축했다.

겉으로 볼 때 양국은 유로존의 양대 기둥으로 자리매김하며 동반자 관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양국은 역내 부채 위기에 대한 해법에 이견을 보이면서도 위기가 끝나야 한다는 공감대만은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양국이 그리 대등해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에 대한 독일의 무역흑자는 2011년에 사상 최대치인 355억유로를 기록했다. 2012년 이 기록은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독일의 대(對) 프랑스 수출은 975억유로, 수입은 602억유로로 375억유로 흑자다.

프랑스 관점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추세가 한결같이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통독 직후인 1990년대에 독일이 무역 적자를 보인 적이 있지만, 이때를 제외하면 독일이 한결같이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1999년에 유로화 도입이 결정됐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는 독일이 프랑스보다 덜 매력적이라고 봤다고 한다.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천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이 이후 강도 높은 고용 개혁을 통해 성장 궤도에 올라섰고 임금 상승세를 억제하면서 고용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는 실업률이 높아졌고 노동 경쟁력도 하락했다.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독일과 프랑스의 무역 불균형이 계속되면 앞으로 50년간 양국 관계에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봤다. 프랑스가 독일 경제의 대항마로 계속 남으려면 지금이라도 독일 따라잡기에 나서야 할 것 같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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