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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자산 240조원(지역조합 포함 450조원)의 농협금융지주가 지난 2일 출범하면서 IB 업계가 흥분하고 있다.

농협금융 7개 계열사가 인수·합병(M&A) 주체로 나서고 이에 따른 기업공개(IPO)와 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수요가 많은 보험분야에서는 벌써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5일 IB 업계 관계자들은 남해화학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는 농협경제지주의 경우 5년에 걸친 경제사업 이관으로 당분간 M&A 주체로 나서기 어렵지만, 농협금융과 계열사는 자본금 확충 작업만 끝내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농협금융지주.사업지주 계열사 현황>





*출처 : NICE신용평가



농협은 농협법 적용으로 특정 회사에 15% 이상을 출자할 수 없었으나 농협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받게 돼 이 족쇄에서 벗어났다. 국내외 회사를 인수하거나 해외 법인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또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들은 보험업계 구조조정의 핵으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M&A는 필수로 지적된다. 생보쪽에서는 동양생명과 ING생명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손보쪽에서는 에르고다음다이렉트가 매물로 나온 상태다. 그밖에 중소 보험사들도 인수 대상이다.

농협증권도 증권업계의 '큰 손'으로 나설 전망이다. 농협은 과거부터 증권사 M&A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수년 전 모 증권사에 지분 인수를 제안하고 협상까지 벌였으나 실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덩치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보면 자산 308조원의 농협중앙회가 분할되면서 농협금융의 자산은 약 15조원, 농협은행은 198조원, 농협생보는 36조원에 이른다. 특히 농협은행의 현금 및 예치금 규모는 11조원을 훌쩍 넘는다.

NICE신평은 농협중앙회의 재산분할 이후 농협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이 약 11%, 농협생보의 RBC비율은 약 230% 수준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양사에 이관되는 농업금융채권(14조3천900억원 중 9조1천900억원)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AAA'(안정적)로 유지했다. 채무상환 주체가 변경됐으나 농협중앙회와 신설회사가 채무에 대해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 등 외부 지원가능성을 고려하면 저리의 자금 차입이 가능하다. 중장기적으로는 IPO로 자금을 마련할 방안도 추진될 수 있다.

국내 IB 관계자는 "당분간 정부 출자 문제나 조직 안정화 등 과제가 많아 현실적으로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을 인수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비은행계열 육성 계획 등을 고려하면 점차 보험 계열을 중심으로 M&A 주체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계열별로 자본금 확충도 활발할 것이고 농협은행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인수금융시장에서의 활동폭도 커질 수 있다"며 "즉, M&A 외에도 새로운 농협은 IB들에 상당한 영업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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