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MBK파트너스가 롯데쇼핑을 따돌리고 하이마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웅진코웨이 딜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M&A 업계는 우선 하이마트를 놓친 롯데쇼핑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전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고 25일 진단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품에 안고 SK네트웍스마저 인수전 불참을 선언해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있었던 GS리테일이 급해졌다.

GS리테일은 M&A 업계와 마찬가지로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웅진코웨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GS리테일은 사모펀드인 MBK와의 승부를 비교적 쉽게 봤다. 웅진그룹 측이 큰 가격 차이만 아니라면 사모펀드보다는 대기업에 매각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GS리테일은 중국 가전업체인 콩카와의 승부에만 집중하면 됐다.

콩카는 연간 자체 EBITDA가 500억원에서 600억원 수준이나 대주주가 중국의 부동산 개발 국영기업인 '화교성그룹'이어서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중국의 정수기 시장의 성장을 고려하면 콩카-웅진코웨이 조합도 시너지면에서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S리테일은 하이마트를 놓친 롯데쇼핑과도 힘겹게 경쟁하게 됐다. 하이마트 딜에서 확인됐듯이 롯데쇼핑이 무리하지 않은 가격에서 접근한다는 점이 증명됐으나 자금력이나 시너지 면에서 무시할 수 없다.

다만, M&A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마트 딜을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MBK의 자금모집 능력은 여러 딜에서 증명됐으나 하이마트 성장성 등을 위해 지분 분산 인수 등 당장 연대를 제의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MBK는 맥쿼리와 함께 씨앤앰을 비싸게 주고 인수, '엑시트'할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하이마트 매장 입지에 여전히 관심이 있는 롯데쇼핑도 나중에 MBK가 빠져나갈 때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웅진코웨이 딜의 판세도 크게 변동이 없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하이마트를 MBK가 가져가면 웅진코웨이 매각 측으로서는 나쁜 일이 아니다"며 "자연스럽게 대기업인 롯데와 GS의 대결구도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마트를 놓친 롯데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중국 기업 콩카에 대한 러브콜도 예상할 수 있고 이는 GS도 마찬가지"라며 "MBK가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를 모두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IB 관계자는 "사모펀드와의 딜은 잔금납입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롯데도 딜 마무리까지 관심을 둘 것이고 웅진코웨이 인수전까지 나선 MBK가 롯데와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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