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교보생명 지분을 주당 23만원에 매각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최근 주당 24만5천원 정도에 팔기로 합의한 대우인터내셔널 중 누가 잘 팔았을까.

30일 IB 업계 관계자들은 겉으로는 대우인터의 매각가가 더 높지만, 지분율과 매각 방법의 차이, 투자 수익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인터가 캠코보다 반드시 잘 팔았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한 것이다.

캠코는 지난달 21일 교보생명 지분 9.9%를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OTPP)이 설립한 Tiger Holdings LP에 매각했다. 주당 23만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4천680억5천만원.

대우인터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주당 24만원 중반대 가격에서 합의했다.(17일 오후 3시10분에 연합인포맥스가 단독 송고한 '대우인터의 교보생명 지분 우선협상자에 '어피니티'' 기사 참조) 주당 24만5천원으로 가정하면 대우인터가 받는 총 금액은 1조2천억원 가량이다.

이러한 매각가격의 차이를 비교할 때 우선 양사의 지분율을 봐야 한다고 IB 업계는 지적했다.

대우인터 보유 지분을 인수한 곳이 상대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이나 경영 참여의 접근성에서 유리하다. 대우인터 측으로서는 캠코보다 가격을 더 올릴 명분을 가진 셈이다.

또 매각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대우인터는 민간 딜인만큼 본입찰 이후에도 가격 호가경쟁(Prgressive Bidding)을 통해 가격 인상을 유도했다. 이는 캠코와 동시에 매각을 시작하고도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캠코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일반경쟁입찰로 최종 입찰가격을 제시받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최고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해야 한다. 오는 11월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시한을 고려해 공적자금을 조기 회수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투자수익률 측면에서도 캠코로서는 성공적인 딜이었다.

지난 2000년 부실채권정리기금이 대우전자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회사채 담보로 잡혀 있던 교보생명 주식을 함께 사들였다.

당시 교보생명 주식 인수 평가금액은 주당 약 8만7천원, 약 1천760억원이었다. 캠코는 이번 매각으로 265%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물론 오랫동안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한 대우인터도 이번 매각을 마무리 지으면 막대한 차익을 거두게 되지만 2010년 대우인터를 인수한 포스코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가 교보생명 지분 가치를 얼마나 평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해 말 교보생명 지분 장부가는 1조1천억원 정도였다.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담보없이 미래 상장 차익 기대만으로 인수자를 찾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특히 매각 방식이 한계와 소수 지분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캠코로서도 성공한 딜"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캠코가 매각한 주당 23만원도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면 0.92배에 해당하는데 이는 자산 규모와 점유율이 유사한 대한생명의 0.83배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인터의 경우도 합의가격이 현재 장부가(25만원)보다 낮다고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얀마 투자 자금 확보의 시급성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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