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사장 장영철)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이하 기금)이 오는 11월22일 운용시한을 80여일 남겨두고 15년간의 임무를 거의 마무리했다.

캠코는 3일 기금의 보유자산 정리작업이 사실상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말까지 출자전환주식을 제외한 무담보, 청산·파산된 회사와 개인채권 약 8조6천억원(채권원금 기준)을 정리했다. 총 잔여 부실채 27조원 중 파산 등으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워크아웃, 파산, 개인(2종류), 수익증권, 비상장유가증권 등 6개 트랜치로 나눠 일괄 매각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설치된 기금은 그동안 39조2천억원을 조성해 금융회사 부실채권 111조5천억원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46조2천억원을 회수, 투입자금 대비 7조원을 초과해 거둬들였다.

공적자금 회수율은 118%에 이른다.

물론, 보유자산 정리가 아주 깔끔하게 이뤄지지는 못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캠코 지분 19.1%)과 쌍용건설(38.5%)을 팔지 못했다. 일부 부실채도 소송이 끝나면 다시 몇 개 트랜치로 나눠 정리해야 한다.

대우조선의 경우 업황 부진과 2대 주주 지분이라는 점에서 국가에 현물반환이 결정됐고 나머지도 비슷한 방식으로 반환 후 재위탁, 매각 등의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매각에 실패한 쌍용건설에 대해 유동성 지원도 금주 내 결정된다. 운용시한이 결정된 기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금이 지원된다.

지분 57.4%를 보유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동부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딜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기금은 몇 가지 숙제를 남기고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금운용 주체인 캠코는 2005년 4월 대우종합기계 딜을 시작으로 총 6차례에 걸쳐 12조7천억원 규모의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대우종합기계 딜 규모는 1조6천880억원, 대우건설이 6조4천255억원, 동아건설이 678억원, 대우인터내셔널이 3조3천724억원 등이다. 올 상반기에도 4천681억원 규모의 교보생명과 437억원의 쌍용양회 지분도 매각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소수지분(9.9%)임에도 해외 연기금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교직원 연금에 매각해 국내 공공기관 최초의 크로스보더(cross-border) 매각사례로 기록됐다. 주식매각협의회의 약정으로 매각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던 쌍용양회 지분(9.3%)도 성공적으로 팔았다.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던 쌍용건설에 투입된 공적자금 1천743억원도 이미 회수된 상태다.

캠코 측은 "외국의 공적자금 회수율이 50%대에서 60%대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공 사례"라며 "이러한 성과는 2009년 4월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극복사례로 소개됐고, 최근 2년 연속 중형기금 중 기금운용평가 1위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금 운용시한이 끝나지 않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고 반드시 객관적인 외부 평가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일부 매각 시기를 놓친 건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적잖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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