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GS리테일[007070]이 지난 2일 LG상사[001120]의 잔여지분 매각으로 그동안 다소 부족했던 주식 유통물량을 늘리게 됐으나 꾸준한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지난 2010년 백화점과 마트 사업을 매각한 GS리테일은 성장동력으로 삼을 새로운 형태의 유통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신사업 진출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게 5일 IB 업계의 평가다.

GS리테일은 그동안 웅진코웨이[021240]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뻔 했었고 하이마트 인수도 검토했었다.

GS리테일이 지난 2008년도 인수를 시도했던 하이마트 재매각은 물론, 전자랜드 M&A 경쟁에 불참한 것도 가전양판점 사업 전망에 대한 충분한 연구에 따른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GS리테일 내부의 사업개발팀은 자체적으로, 또는 IB의 도움을 받아 유통 매물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나 성과가 없다. 급하게 서두르는 분위기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현재 주력사업이 워낙 잘 나가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GS리테일은 지난 분기에도 1조2천277억원의 매출액에 685억원의 영업이익, 4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2.5%와 41.8%, 15.6%씩 증가한 수치다.

실적 호조는 유독 무더웠던 여름철 빙과류 등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도 받았으나 편의점인 'GS25'의 점포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여개 많은 6천900여개로 확대된 점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편의점 사업에서 M&A를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체를 인수하려고 했다면 2010년 바이더웨이(롯데 인수)를 샀을 것"이라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른 형태의 유통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GS그룹의 보수성도 지적된다.

GS그룹은 그동안 M&A 시장에서 자체 산정한 밸류에이션이나 시너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GS그룹은 과거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했다가 일찌감치 포기했고, 하이마트,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딜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인수에 실패했다.

특히 대우조선 인수 실패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다 가격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서류조차 내지 못했다. 당시 GS홀딩스 관계자는 "인수의지는 강했으나 소나타를 6천만원에 사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GS리테일 입장에서도 대형 유통업체를 인수하려면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조심스럽다.

올 상반기 말 보유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은 6천851억원이다. 1조2천억원의 웅진코웨이를 인수했다면 상당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했다.

다행히 부채비율 108.3%, 순차입금의존도 6.8%로 재무구조는 양호하다.

IB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상당히 신중하게 매물을 고르고 있으나 입맛에 맞는 대상이 드문 상황"이라며 "주력 사업이 그런대로 잘 운영되고 있어 그다지 급한 분위기도 아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슈퍼 사업의 경우 여러 규제가 많아지고 편의점의 성장성도 한계가 있다"며 "신규 설립을 통해 다른 유통 업태에 진출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M&A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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