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보험사들이 1월에도 저금리 기조에 따른 역마진 부담에 지지부진한 채권 매수세를 보였지만, 이들의 채권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진단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의 채권투자 조달 부담에 직결되는 예정이율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들이 고객의 보험료로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수익률로써, 예정이율이 하락할 경우 보험사의 채권투자 역마진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30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채권투자는 미세하게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국고채 20년물 입찰 등에 스트립채권을 포함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입찰 수요를 꾸준히 보이는 동시에 공사채 매집에도 더욱 활발한 모습이다.

실제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거래' 화면 등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 26일 하루 동안 국고채를 약 4천24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같은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월19일 6천452억원 이후 최고치일 뿐 아니라 1월 들어 1천억원 이상의 매수 움직임을 보인 경우는 나흘 정도에 불과했다.

공사채의 경우에도 지난 26일 약 3천804억원 규모를 사들이며, 1월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A외국계은행 채권딜러는 "지난해 3분기만 해도 보험사는 국고 10년물 기준 금리가 3.9%대에서도 채권투자에 나서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3.8% 초중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이들의 금리 눈높이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투자 적정 금리의 눈높이가 낮아지는 데에는 이들의 예정이율 하락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 채권 투자에 나서지 못한 데에는 시장금리와 달리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예정이율 탓에 투자의 역마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B외은지점 딜러는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된 보험사의 예정이율 탓에 채권투자가 지지부진했던 측면이 있다"라며 "다만 최근 일부 중소형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인하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다른 보험사들도 예정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추정이 확산되며 이들의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보험사 중 하나로 꼽히는 교보생명은 현재 자사 보장형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예정이율 3.75%를 연내 인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형사인 삼성생명 역시 현재 3.75%의 예정이율에 대한 인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보장성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이 지난 2009년 12월에 기존보다 25bp 인하된 3.75%로 책정된 바 있다"라며 "현재 예정이율을 올해 안에 다시 인하할 예정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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