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부채 위기가 다소 잠잠해진 모습이다. 유로화는 연일 상승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됐음을 증명했고 역내 은행들은 장기 대출(LTRO)을 조기 상환하겠다고 밝히며 경영 전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월에 이런 분위기를 깰 만한 이벤트가 곳곳에 깔렸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24일에 열리는 이탈리아 총선. 총선을 앞두고 이탈리아 3위 은행 MPS(Monte dei Paschi di Siena)의 파생 손실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다. MPS가 7억유로의 추가 손실을 볼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부가 2010년 당시 MPS의 파생상품 투자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금융권에 대한 불안이 고개를 들면서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연일 상승세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PD)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前) 총리의 중도우파 자유국민당(PdL)이 2위, 마리오 몬티 총리의 중도우파 연합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할지, 중도우파 연합과의 연정을 꾸릴지가 관심사다. 중도우파 연합이 연정으로 집권하면 경제 개혁을 추진했던 몬티 총리의 정책이 지속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8일에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모인다. 정상들은 EU 중기 예산안을 합의한다는 목표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국이 반대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열릴 회원국의 국채 발행 결과도 주시해야 한다. 특히 MPS 손실 문제로 곤욕을 겪는 이탈리아와 정치자금 추문이 터진 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여당인 국민당이 건설업체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터졌고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까지 돈 봉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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