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UBS는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재홍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 내내 고객과 관계는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UBS의 지난 실적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면서 "UBS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의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에 다양한 최신의 금융기법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아이디어로 승부를 겨룰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보편화됐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 기법 역시 지난 2006년 신한금융그룹이 LG카드를 인수할 때 UBS가 국내 최초로 실행한 기법이다.

또 외환위기 당시 삼성중공업에 볼보의 7억달러의 투자를 끌어와 자본유치의 물꼬를 틀어준 것이 UBS임을 생각하면 고개가 더욱 끄덕여진다.

UBS와 이 대표의 신념은 지난해 완료한 GS건설의 스페인 수처리업체 이니마(Inima) 인수 건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니마는 중남미ㆍ아프리카ㆍ유럽에 강점을 나타내는 세계적인 수처리 업체다.

그는 GS건설과 이니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강한 사업력을 보이는 GS건설이 여타 지역에 생산거점을 가진 이니마와 결합한다면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면밀한 분석 후 UBS는 GS건설에 제안을 했다.

GS건설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난 후 흔쾌히 받아들였다. 미래산업인 수처리 사업은 GS건설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여겨서다.

UBS가 구조화한 자금조달은 이 딜의 백미다.

정부의 친환경ㆍ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국민연금 컨소시엄을 끌어올 수 있었다. 인수금융 주관은 수출입은행이 맡았다.

고객ㆍ정부ㆍ투자자를 만족하게 하는 크로스-보더 인수ㆍ합병(M&A)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같은 선상에서 그는 최근 위세를 떨치는 사모펀드(PEF)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국내에서 소위 '먹튀(먹고 튀는)'라고 불리는 분위기와는 상반된 시각이다.

이 대표는 "PEF의 본질적인 기능은 한계기업을 정상화시키는데 있다"면서 "총체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 마디로 PEF는 한계기업을 회생시켜 건실한 기업을 만들 수 있으니 국가 경제에 공헌한다는 것이다.

그는 "엑시트한 자금이 다시 다른 한계기업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도 노릴 수 있으니 모두에게 윈-윈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에 안정적 자금조달의 파트너가 될 수 있고, PEF는 PEF대로 투자할 사업에 대한 분석을 내리니 새로운 '검증'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분석이다.

UBS 역시 이런 가치를 기반으로 지난해 신한-스톤브릿지 PEF의 SK에너지 투자를 주선했다. 8천억원 규모로 지난해 설립된 단일 PEF는 최대 규모였다.

UBS가 '모두의 UBS'가 되고자 내부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바로 '인재 육성'.

이 대표도 딜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항상 후배를 내세웠다.

GS건설의 이니마 인수 건, 신한-스톤브릿지PEF의 SK에너지 투자 건 모두 이 대표 지휘 아래 이동원 부문장과 김봉수 실장이 이뤄낸 것들이다.

그는 "UBS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좋은 인재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능동적으로 구조화를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만 30년 넘게 있었던 그에게 앞으로의 거시경제에 대해 물었다.

이 대표는 "조심스러운 한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심스럽다'는 것은 주위에 리스크가 산재해 있어서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 추세이긴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석유화학 산업과 정보ㆍ기술(IT)산업은 앞으로도 장기간 유망할 업종"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은행업종과 인터넷 업종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아쉬운 점은 없을까.

그는 한국의 신용등급이 톱-티어 수준이라는 점에 의미를 둔다고 말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은행들보다 한국의 국책은행의 금리조건이 더 좋다면서 한국인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GS건설이 이니마를 인수할 때 수출입은행이 인수금융 주관사 역할을 맡아 감격했다"면서 "그러나 인수 후 이니마의 주거래은행 역할을 영국계 은행이 맡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의 기업들이 투자자금과 운전자금, 현금관리 등 요구하는 것이 많을 텐데, 그에 걸맞은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나타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재홍 대표는 지난 1982년 체이스맨해튼 은행에서 금융업무를 시작한 뒤 JP모건 등을 거쳐 1996년부터 UBS에서 근무했다. 2001년 서울지점 대표자리에 올랐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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