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지난 1990년대 후반 해외 및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저금리에 대응해 결국 파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에선 지난 1997년 닛산생명 파산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도호생명과 다이하쿠생명, 다이쇼생명, 교에이생명, 치요다생명, 도쿄생명 등이 잇따라 도산했다.







<자료: 보험연구원>



당시 파산한 생보사와 생존한 생보사는 자산 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1998년 기준으로 파산한 생보사의 경우 국공채 투자비중은 생존한 생보사에 비해 현저하게 작았지만, 주식과 해외증권, 부동산 투자비중은 생존 생보사를 크게 앞섰다.

위기 이전인 1990년과 비교할 때 생존한 생보사는 주식과 해외투자, 부동산 투자 비중을 모두 축소한 반면 파산한 생보사는 관련 투자 비중을 거의 줄이지 않거나 오히려 확대한 점도 특징이다.

이는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저금리에 대응하는 것이 실패했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위험자산 비중 확대는 일시적으로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결국 이차 역마진을 확대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다수 보험사는 장기채권의 비중을 늘리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여 자산ㆍ부채종합관리(ALM)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산구성을 조정해 저금리에 대응한다"며 "그러나 파산한 일본 생보사들은 이와는 다른 길을 걸었고 결국 위기 극복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2008년 파산한 야마토생명의 사례 역시 ALM에서 벗어난 고위험자산 중심의 투자가 저금리 환경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야마토생명은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투자비중을 2005년 18%에서 2007년 38%까지 확대하고, 해외투자와 기타투자 대부분은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출담보부증권 등 구조화금융과 헤지펀드, 부동산신탁 등으로 구성했다.

반면 보험영업에선 낮은 인지도와 높은 실효해약률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지 못하는 불균형한 사업구조를 유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해외투자에서 평가손 등이 발생하면서 2008년 야마토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6.9%까지 급락하면서 파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보험사들이 저금리에 대응해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국공채 이외의 대안 투자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과도하게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면 파산한 일본 생보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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