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북한이 12일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일부 기업의 구조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이 경기 침체와 경제 민주화 논의로 몸을 사리면서 사모투자펀드(PEF)와 함께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요 인수주체로 나서줘야 한다.

그러나 외국계 자본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를 꺼린다면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인수·합병(M&A) 시장이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쌍용건설 매각 작업이 주목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쌍용건설 유상증자를 위해 홍콩계 PEF인 VVL, 말레이시아 사푸안(Safuan) 그룹 컨소시엄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가뜩이나 VVL이 채권금융기관의 출자를 요구하고 자금 조달력을 의심받는 가운데 북한 핵실험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STX팬오션 매각도 마찬가지.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 분류됐던 SK와 CJ그룹이 불참 의사를 밝히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계 투자자의 참여도 필요하다.

STX그룹과 함께 알짜 사업 매각을 시도하는 동양그룹이나 웅진그룹도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과거 경험상 북한 관련 리스크에 대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크게 우려한다"며 "구조조정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자칫 외국계 기업이나 PEF가 투자를 망설인다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예고된 리스크이지만, '이번만은 안된다'는 국제 사회의 태도를 볼 때 과거보다 더욱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의 투자 철회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M&A 공급 과부하가 초래되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 펀드 조성 등 대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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