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해석 뒤집혀…G20 회의 관심 증폭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주요 7개국(G7)이 외환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발표했던 성명이 오히려 시장을 교란시킨 주범이 됐다. G7국가들 사이에서 성명 해석을 놓고 엇갈린 의견을 제시해 시장참가자들의 혼선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12일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들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 환율 조정을 경제정책의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G7은 "우리가 통화ㆍ재정정책을 자국 내 수요 진작 등 국내적인 목표 충족을 위해 사용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환율을 목표로 삼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성명이 나오자 엔화는 상승세를 접었다. 엔화 약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완만한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의 부산물인 만큼 G7이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겠다는 문구가 엔화 약세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도 "G7의 다른 회원국들은 일본이 엔화 환율을 조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다"면서 거들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 G7 당국자가 "성명이 잘못 해석됐다"고 밝히면서 역전됐다.

그는 G7이 엔화의 과도한 움직임과 일본의 환율 관리를 우려한다면서 주요 20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일본이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엔화는 이 발언에 미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반등했다.

하지만 환율은 곧 꺾였다. 한 영국 관리가 재반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관리는 G7이 단일 국가나 환율을 지목하지 않았다면서 엔화 환율을 우려한다는 G7 당국자 발언을 반박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재무차관이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토마스 요르단 총재도 환율전쟁을 부인하면서 일본의 경기 부양 노력을 옹호했다.

리처드 지훌리 TD증권 금리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10일 G20이 환율전쟁과 관련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한 뒤 그 첫 번째 시도는 실패"라면서 "모호한 성명은 시장을 진정시키기보다 변동성을 상당히 높였다"고 비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마이크 모란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세계는 선진국 정상들로부터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원한다"면서 G20 재무장관 회의가 주요 초점이 될 것이며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말했다.

지훌리 스트래티지스트는 "실제 G20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면서 "통화 가치 절하는 제로섬 게임 성격이라 일본의 경제 성장은 통화 강세를 보이는 국가의 비용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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