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시행됐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하락했다. 예전과는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핵실험 이후 달러화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13일 북한의 핵실험 실시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수급주체들의 거래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달러화의 상승 압력이 완화되며 기존 기술적 저항선과 빅 피겨(큰 자릿수)인 1,100원의 상향 돌파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수급 움직임을 고려하면 북한 핵실험이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 실시 소식에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왔으며, 역외의 차익실현 움직임까지 활발해진 것을 고려하면 수급 주체들이 소문에 달러를 사고 뉴스에 파는 패턴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하단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앞으로 달러화의 상승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며 "빅 피겨인 1,100원 돌파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지만, 이전과 같이 역외의 움직임과 수급 상황에 따라 달러화가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추가 모멘텀 없이 달러화가 일 기준 200일 이동평균선인 1,115원 선을 상향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실험 이후 달러화 일일 변동폭이 커지면서 서울환시에서 롤러코스터 장세가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변동폭 증가에 따른 외환 당국 개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북한 핵실험 이후 수출입업체와 역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달러화 일일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일 변동폭이 12원까지 커졌던 것을 고려하면 북한 핵 문제의 진전 정도에 따라 이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일 변동폭 증가에 따른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변동폭 증가에 따른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항상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핵실험에도 수급주체와 역외 모두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의 충격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D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거듭할수록 북한 리스크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미국과 중국에 사전 통보했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예전보다 충격이 덜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북한 핵실험은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해 달러화 상승 재료로 작용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국내 수급주체와 역외가 오히려 달러 매도에 나섰다는 것은 북한 이슈가 달러화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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