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금융시장이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잠재적인 불안요인 확대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전일보다 5.00원 이상 낮은 1,084원 근처까지 떨어졌다. 전일에 이어 대북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도 과거 학습효과 등으로 원화가 도리어 강세를 보인 셈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1,960선을 넘어서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또 한국의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전일보다 1bp 낮은 68bp로 낮아졌다.

이런 현상은 금융시장이 북한 핵실험 뉴스를 불확실성과 관련된 재료의 노출로 인식하며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그간 달러-원 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배경 중 하나가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된 우려 때문이었다"며 "이미 예상됐던 재료가 노출됐다는 투자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과거 대북 이슈에 대한 경험 등으로 미뤄볼 때 북한과 관련된 이벤트가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를 과소평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도발이 향후 경제정책기조나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대북제재에 따른 북한의 대응에 따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잠재적 리스크는 간헐적으로 주가와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달러-원 환율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북한 핵실험은 새 정부의 국정 기조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해 본 결과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입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수출 등 실물경제도 특이 동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엔(UN) 등 국제사회가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에 착수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제재에 따른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새정부가 북한 도발에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지정학적인 긴장감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도 "북한 핵실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며 "다만 새로운 리더십에서 한중일의 대북대응 향방,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 등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과 외국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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