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롯데그룹이 재정난에 빠진 지방자치단체의 구원투수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인천시가 재정난 타개를 위해 매각키로 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에 대해 지난달 30일 매매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경기도 고양시 차이나타운 부지 매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하던 고양시 차이나타운 1단계 부지 1만3천548㎡를 매각하려고 시(市)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이번 법률 검토 요청에 앞서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고양시 차이나타운 부지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경기와 대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대다수 대기업이 난색을 보였으나 롯데는 부지 매입에 대해 검토 의사는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로부터 법률 승인을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며, 3월 초께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의 부지 매각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인천 차이나타운(2만5천여㎡)의 3배가 넘는 6만9천100㎡에 국내 최대 규모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1단계 부지를 354억원에 매입, 2008년 1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주간사인 프라임개발이 경영난을 겪으며 1단계 착공 2년 6개월 만인 2010년 7월 공사(공정률 38%)가 중단된 바 있다.

1단계 부지 개발이 제대로 이뤄져야 킨텍스 상권이 활성화되고, 미매각된 5만5천552㎡ 규모의 2단계 부지도 새로운 사업자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고양시로써는 롯데와 서울차이나타운개발 간 딜이 원활하게 풀리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의 라이벌인 신세계가 최근 이마트의 노조 설립 방해 의혹과 관련해 곤욕을 치르고 있어 업계는 롯데를 유일한 인수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작년 10월말 기준 지방채와 분담금 등을 합친 고양시의 부채 규모는 4천84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분담금과 지방채 200여억원을 상환한 데 이어 지난달 초 킨텍스 지원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2건의 지방채를 조기 상환, 부채는 3천430억원이 남게 됐다.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애초 30.6%에서 지난달 초 기준으로 20.6% 수준이다.

인천시도 롯데에 목을 매고 있다.

법원의 매각 중단 판결에도 인천시와 롯데는 지난달 30일 9천억원에 인천종합터미널의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현재 터미널 건물을 장기 임대해 인천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가 인천지법에 제기한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지 한 달여 만에 강행됐다.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시는 올해 재원 부족분 9천억원을 1천500억원 규모의 차환용 채권 발행과 종합터미널 매각 대금, 북항 배후단지 매각 추진 등을 통해 충당하기로 예산안을 짜둬서 한시라도 빨리 인천터미널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양시 차이나타운 부지와 인천터미널 부지 매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터미널을 두고 인천시와 신세계가 소송전을 계속하고 있는데다가 고양시 차이나타운도 결국 국내 사업 영토 확장이라는 점에서 여론과 정부 규제는 롯데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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