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유로존 경기가 3분기 연속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안전자산 매입 수요가 증가한데다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여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의 경기 침체 심화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로존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4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0.4% 감소보다 악화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0.2%, 0.1% 위축돼 유로존 경기는 3개 분기 연속로 후퇴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호조를 보였지만, 유로존 지표에 압도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지난 2월9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34만1천명(계절 조정치) 을 기록해 2만7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36만명을 예상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4분기 유로존 경기가 위축됐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52포인트(0.0 7%) 하락한 13,973.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05포인트(0.07%) 상승한 1,521. 3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8포인트(0.06%) 높아진 3,198.6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최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분위기가 두드러진 가운데 유로존 경제가 3개 분기 연속 침체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다우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소폭 밀렸으나 에너지와 소비자관련 종목은 상승해 S&P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에는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쏟아졌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3G캐피털은 식품업체 하인즈를 2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하인즈의 전날 종가보다 19%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이에 하인즈 주가는 급등했다.

미 3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과 5위 항공사인 US에어웨이스가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

합병 항공사의 시가총액은 110억달러에 이를 예정이며, US에어웨이스의 더글러스 파커 최고경영자(CEO)가 새 '아메리칸항공'의 CEO를 맡을 계획이다.

콘스텔레이션브랜즈는 맥주업체인 안호이저-부쉬 인베브가 멕시코 맥주회사인 그루포 모델로의 '코로나'와 '모델로' 브랜드의 미국 내 영구적 권리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37% 급등했다.

펩시코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의 주당 순익은 1.06달러로 시장의 예상치 1.05달러를 웃돌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4분기 주당 순익(특별항목 제외)이 48센트로 시장의 예상치 51센트를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고 GM은 말했다.

이날까지 S&P 지수 편입기업 가운데 77%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70%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유로존 경기 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와 국채입찰 호조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4/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낮아진 연 2.000%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5/32포인트나 높아졌고, 수익률은 6bp 밀린 3.180 %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bp 하락한 0.858%를 나타냈다.

유로존이 3분기 연속 경기 침체를 보임에 따라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됐다. 여기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전날 2%를 넘어선 데 따른 저가성 매입세가 가세해 국채가격이 개장 초 상승 출발했다.

유로존 경기 침체와 더불어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 감소한 것도 국채 매입세를 부추겼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밑도는 결과다.

이날 재무부는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3.180%였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이다. 응찰률은 2.74배를 나 타내 지난 8차례 평균인 2.59배를 웃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6.4%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36%를 소폭 상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4.5%를 보여 지난 평균인 16%를 소폭 하회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냈으나 유로존 경기 침체가 최대 이슈로 부각돼 국채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일본과 유로존 경제지표 약화로 30년만기 국채입찰이 호조를 나타냈다면서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약한 상황이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완화 정책에서 조기에 철수할 가능성이 낮은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로존의 경기 침체 심화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5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46달러보다 0.0088달 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3.9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5.70엔보다 1.78엔이나 밀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2.77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3.49엔보다 0.72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유로존 경기가 침체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3개 분기 연속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유로존 경제지표가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으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침체는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캐슬린 브룩스 포렉스닷컴 리서치 디렉터는 "독일 등의 반대로 ECB가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FX프로의 사이먼 스미스 수석 경제학자는 "유로화가 이번 주초에 201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37달러 돌파 시도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의 재정이 취약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이날 유로화 급락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미스 경제학자는 "유로화가 기술적으로 추가 하락할 것 같다"면서 "1.3275달러에서 추세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 달러-엔 애널리스트는 "오는 15-16일 양일간 모스크바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 현상에 제동을 걸만한 성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G20 회의가 최대 이슈로 남아있기 때문에 엔화를 추가로 매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게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IMF가 외환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지난 12일 주요 7개국(G7) 성명 이상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올랐으나 미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호조를 나타내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0센트(0.3%) 오른 97.31달러에 마쳤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긍정적이었지만, 유로존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냄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여 유가 상승폭이 제한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도 유로존 경기 침체가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면서 특히 독일과 프랑스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한 것이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했다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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