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새 정부의 핵심적인 경제과제인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그릴 적임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경제관료 출신이면서도 현재 KDI 원장을 맡은 덕분에 과거는 물론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이뤄진 각종 경제정책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경제관료에게 필수적인 국제적인 감각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현오석 내정자는 EPB 출신으로 2009년부터 4년째 KDI 원장을 맡고 있다.

원래 EPB는 경제부흥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모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무부와 기획처 등을 통합해 경제기획원으로 확대개편하면서 경제기획원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켰다.

경제정책을 실세인 경제부총리에게 맡기고 비경제부처의 업무는 통합형 인사인 총리에게 맡기는 형태의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모델과 너무나 닮았다.

현 내정자가 원장을 맡고 있는 KDI도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인선으로 박근혜 당선인이 '모피아'를 싫어한다는 세간의 평가도 간접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모피아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했으나, 박 당선인이 추진하는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로 지목되는 잠재성장률 둔화와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은 현오석 내정자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또 경제관료 시절 예산심의관과 경제정책국장, 국고국장 등을 두루 섭렵했다.

여기에 KDI 원장을 거쳐 국내외 경제 흐름이나 경제정책 등에 능통하다.

재정부의 한 간부도 17일 "경제관료로 현재 KDI 원장에 재임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어떤 경제정책을 했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해야 할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고민하는 분"이라며 "최근 국내외 경제 흐름에도 정통하다"고 평가했다.

경제수장으로 필요한 국제적인 감각도 풍부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위기대응이 한나라만이 아니라 글로벌 정책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오석 부총리 내정자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과거 세계은행(IBRD)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점은 장점 중의 하나다.

박근혜 당선인도 지난달 다보스포럼에 특사단을 파견하면서 "경제회복을 위해서 국제적인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세상이 어느 한 나라가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게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일부에서 경제부처를 총괄하기에 중량감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고시 14회로서 다른 경제부처의 장관들의 기수를 고려할 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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