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세계 경제성장 도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국들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G20 장관들은 1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자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엔低 정책을 사용하는 일본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았다.

이들은 또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환율보다는 경기회복에 더욱 큰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시키면서 세계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성명은 "세계 경제성장이 취약하고 여러 국가의 실업률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며 "주요 20개 선진국은 앞으로 있을 G20 정상회담에서 신뢰할 만한 중기 재정전략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CNBC는 G20 회의 결과가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이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소 재무상은 G20 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G20이 합의한) 원칙들을 지키는 데 전념할 것"이라면서 현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더 공격적인 통화와 재정 정책을 다른 G20 회원국이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환율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그동안 환율전쟁에 대한 말들이 많았으나 환율전쟁에 대한 논쟁은 도가 지나친 면이 있다"며 말을 바꿨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기준금리가 미국, 영국, 일본의 것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다"면서 추가 통화완화를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CNBC는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이 프랑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프랑스는 유로존이 추가 부양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로화 강세에 대하 우려하던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4·4분기에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부진했다"고 언급했다.

모스크비치 재무장관은 이어 "영국은 물론 독일, 스페인, 프랑스의 성장률이 낮았기 때문에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즈의 아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아소 재무상이 G20 회의에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이지 특정한 환율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면서 "이는 일본이 국채매입을 통한 경기부양 노력을 계속하면서도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구두개입성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이어 "BOJ가 엔화 가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세계 국가들의 비판을 피하고자 양적 완화 조치를 사용하는 Fed나 영란은행(BOE)과 같이 완화 조치를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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