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한재영 기자 = 연기금이 올해도 국내 주식시장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에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를 연기금은 차익실현 기회로 삼고 있지만, 국민연금 등이 주식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차익실현이 끝나면 다시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기금의 연간 주식 매수 여력이 최소 11조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최근 국내 주식비중은 19.2% 정도다. 국민연금이 밝힌 올해 목표비중인 19.4%에 불과 0.2%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를 금액기준으로 환산하면 목표비중까지 추가 매수 여력은 1조원이 채 안된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자산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어 목표비중 19.4%를 그대로 유지해도 매수여력이 늘어나게 된다.

SK증권은 올해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를 39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만해도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는 344조7천억원이었다.

늘어나는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자산증가에 따른 추가매수여력은 연간 11조900억원이 된다는 게 SK증권의 분석이다.

연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 외에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도 주식 매수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혀 이들이 1조~2조원 정도의 여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수 하락을 방어한 작년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조8천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8조1천억원을 순매도했음에도 연기금이 약 13조원의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여해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기금의 과거 투자 패턴을 볼 때 유로존을 중심으로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나타나는 상반기에 연기금의 주식비중 확대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김보슬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올해 7조6천억원 순매수 계획하고 있으며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도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결정해 연기금이 올해도 주식시장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올 초 차익실현에 주력해 현금을 확보한 국민연금이 작년에 계획했던 6조7천억원보다 주식을 더 많이 샀는데, 올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매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불확실성이 커진 작년 8월 이후 연기금의 월간 순매수 규모를 보면, 월 평균 2조원에 육박했다.

과거 월 평균 1조원 대의 순매수를 보여왔던 것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한 셈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도 연기금은 불안할 때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2016년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5% 정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주식시장이 괜찮다 싶으면 더 살 수 있다"며 "특히 연초들어 주식을 팔아놓은 상황이어서 여력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1%만 탄력적으로 늘려도 환산하면 4조~5조원이 되기 때문에 적지 않다.

김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그동안 계속 많이 사놔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할 수 있지만 다른 연기금은 작년에 많이 사지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 연기금은 충분히 더 매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말한 국내 주식보유비중 증가치를 이론적으로 환산하면 7조원 정도의 매수 여력이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른 운용이 유동적이어서 그대로 지켜질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에 연기금이 4천억원 정도를 순매도하는 등 `팔자'에 주력하고 있다.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가면 2009년 3월께처럼 차익실현 물량이 나온 것이지만, 오차범위 정도여서 큰 의미는 없다.

ksy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