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이 1,08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달러-원 환율과 주로 연동되고 있는 달러-엔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매도세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환투기 세력에 대한 경계성 발언에 개입 경계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가 외국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일본은행(BOJ)에 요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소폭 엔화 강세가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이 93엔대 중반으로 레벨을 낮춘 만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역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현재 BOJ에 외채 매입을 요구할 의사가 없으며 BOJ법 개정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서 외채 매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상반된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한 일본내 입장 차이가 나타나면서 달러-엔 환율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달러-엔 상승을 염두에 두고 달러 매수에 나서던 세력들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휴장을 마친 뉴욕증시도 기업인수 합병 호재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3.91포인트(0.39%) 상승한 14,035.67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달러화가 1,070원대로 진입하면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 재료가 희박해진 상황에서 엔화 약세마저 약해질 경우 시장 심리가 아래쪽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100엔당 1,150원대 중반으로 레벨을 높인 상태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이 낙폭을 키울 경우 재차 1,150원선이 위협받을 수 있어 달러화 하락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외환당국도 환변동성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환투기 세력에 따른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G20 회의에서는 금융안전망과 환율의 변동성에 대해 논의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G20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환율의 변동폭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고 그 한계는 무엇인지 등이 주요 의제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지난밤 달러-원 1개월물은 1,080.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1.20원)보다 3.1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79.70원, 고점은 1,082.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가부터 1,070원대로 진입한 후 점차 하락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달러-엔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매도 우위의 장세가 나타날 수 있으나 개입 경계심이 의식되면서 저점 매수 역시 탄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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