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1980년대 미국 전문경영자들이 뜻밖의 큰돈을 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당시 회사의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사업재편에 나서면서 자신의 자금으로 사업인수에 참여했다.

이후 혜성처럼 등장한 사모투자 펀드의 지원과 인수합병(M&A) 붐을 타고 경영자 인수(MBO. management buyout)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신간 <경영자의 MBO 기업인수>(김규진, 임우돈, 장훈 공저, 320쪽, 2만5천원, 첨단금융출판)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MBO 성공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MBO가 새로운 기업인수 형태로 국내 M&A 시장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경영자들이 기업의 필요성에 따라 사업재편을 주도했다면 2006년 이후에는 거대 자본을 운용하는 사모투자 펀드들이 경영자와 연합해 사업을 재편성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MBO를 단순히 대기업의 몸집 줄이기 수단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도제 과정을 거친 직원을 독립시켜주는 `노렌와케'의 전통도 MBO와 상통할 뿐 아니라 곳곳에서 소규모 MBO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다.

전문경영자 입장에서도 MBO는 기회다.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 시대가 도래할 때, 임원들이 대규모로 퇴직해 자영업을 한다면 수십 년간 쌓아온 전문성은 활용되지 못한다. 이때 MBO는 전문경영인이 과도하지 않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제2의 인생을 출발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MBO에 수반되는 문제는 없을까.

저자들은 사모투자 펀드가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상장 기업에서는 이사가 몸담고 있던 회사를 산다면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는다.

이처럼 MBO의 역사부터 사회와 기업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까지 풍부한 내용을 두루 담은 이 책은, 자본시장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금융과 기업계까지 폭넓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공동 저자인 김규진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증권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법무법인 한빛 등을 거쳐 다산회계법인에서 재무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임우돈은 미국 USC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신경제연구소와 장기신용은행 경제연구소를 거쳤다. 현재는 한국CFO협회 전무 등을 역임하고 있다.

장훈은 미시간대학교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산업은행을 거쳐 한국정책금융공사 투자금융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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