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올해도 주요 보험사들이 배당액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낮추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은 자본여력이 충분해 RBC 비율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고, LIG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 최근 RBC 비율이 하락한 곳도 이익증감을 고려해 배당액을 소폭 조정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료: 동부증권>



20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주요 상장 보험사 중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동부화재, LIG손보 등은 올해 3월 말에 끝나는 2012 회계연도 결산 후 주당 배당액과 배당성향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주당 2천원, 삼성화재는 3천750원, 동부화재는 1천200원, LIG손보는 800원을 배당했다. 작년 배당성향은 삼성생명 42.1%, 삼성화재 22.3%, 동부화재 18.8%, LIG손보 19.8%였다.

금융당국은 3월 결산법인인 보험사들이 곧 결정하게 될 배당정책에 건전성을 반드시 감안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이들 보험사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RBC 비율이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RBC 비율은 428.29%, 삼성화재의 RBC 비율은 439.7%, 동부화재의 RBC 비율은 264.7%로 당국의 권고 수준인 200%를 큰 폭으로 웃돈다.

그간 150%가 당국의 RBC 비율 권고 수준으로 알려져 왔지만,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저금리ㆍ저성장 위험에 주목해 보험사들에 RBC 비율을 200% 이상으로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RBC 비율이 높아 규제 강화로 인한 비율 하락의 영향이 크지 않다"며 "삼성화재와 동부화재의 경우에도 RBC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배당 매력이 큰 종목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RBC 비율이 192.5%로 당국 권고 수준 이하인 LIG손보의 주당 배당액과 배당성향이 작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 점이다. LIG손보의 경우 이익 증가가 주당 배당액 동결의 배경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은 주당 배당액과 배당성향이 일정 부분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주당 배당액은 한화생명 250원, 현대해상 1천350원, 메리츠화재 550원이었다. 배당성향은 한화생명 40.7%, 현대해상 27.2%, 메리츠화재 32.3%로 집계됐다.

이들 보험사는 RBC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작년 9월 말 현재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248.2%, 현대해상의 RBC 비율은 222.3%로 당국 권고 수준을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12월 말 현재 RBC 비율이 173%로 같은 해 9월 말의 187%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인보험 판매 증가에 따른 추가상각 발생 등이 RBC 비율 하락의 배경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적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당국이 올해도 고배당 자제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본여력 및 이익증감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주요 보험사들의 배당 규모가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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