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의 올해 채용규모가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20일 삼성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미래 투자와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주문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삼성그룹은 역대 최대규모의 채용계획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세계경제 침체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지만, 인재를 선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원칙에 따라 채용계획을 짜고 있다"며 "전체 규모는 작년처럼 전년보다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작년에 전년보다 1천여명 늘어난 2만6천1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따라서 올해 채용규모는 2만7천명 수준으로 작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부문별로는 대졸과 전문대졸 신입사원, 경력직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작년에 대졸 9천명을 비롯해 전문대졸 3천명, 경력직 5천명을 채용한 바 있다.

다만, 고졸 채용규모는 전년(9천100명)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작년에 처음으로 고졸 공채를 시행하는 등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다.

또, 작년부터 취약계층에 취업기회를 제공하고자 시행하기 시작한 '함께가는 열린채용' 제도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입사원 중 지방대 출신 비율을 40% 수준까지 확대하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정의 대학생 채용 비율도 5%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2011년에 삼성전자에서 처음 시행된 장애인 공채제도도 전 관계사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이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이처럼 채용 확대를 추진하는 데에는 우선 이건희 회장의 인재론이 반영됐다.

그동안 꾸준히 '인재 육성'을 강조해온 이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미래는 준비된 자의 몫"이라며 "우수한 인재를 뽑고 각자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 점도 삼성그룹의 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2월 말 재계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대기업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업황 악화로 예년과 같은 투자확대는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아직 그룹 차원의 투자계획은 발표하지 못했고, 전체 투자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작년 수준으로 투자를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그룹으로서는 새 정부가 주문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채용은 최대한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재계 맏형으로서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정부 출범에 맞춰 채용확대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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