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을 논의한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 회의에서 강하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김 회장에 대한 연임 설득에 실패한 경발위는 일단 김 회장이 없는 예비 후보군 명단(쇼트 리스트ㆍshort list)을 작성했다. 경발위는 그러나 회장 후보군을 정하는 법정 시한인 정기 주주총회 2주 전까지 김 회장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경발위에 참석한 한 사외이사는 "김 회장의 사임 의사가 워낙 강해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 올릴 후임 회장 쇼트 리스트에 이름을 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회장이 마음을 돌릴 경우 언제라도 쇼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며 "하나금융에 중대한 위기이자 기회인 지금 김 회장이 그만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경발위에 참석해 사임 의사를 밝히고 "지난해 약속한 대로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됐으니 사임하겠다. 박수칠 때 떠나게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발위는 3월23일 주총이 열리기 2주 전까지 차기 회장 후보 명단을 회추위에 통보해야 한다. 회추위는 이를 바탕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심사와 인터뷰 등을 진행한다.

경발위는 김 회장 설득을 위해 회추위에 대한 명단 통보를 최대한 늦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김 회장이 끝까지 연임을 거부할 경우에도 명예회장과 같은 다른 직책은 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발위 관계자는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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