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한재영 기자 =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올해 한국형 헤지펀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연기금은 아니지만 공공 성격이 강한 건설공제조합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설정한 헤지펀드에 지난해 말 100억원을 맡겼지만 당장 이에 영향받아 연기금이 투자에 나서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1년간의 헤지펀드 운용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우정사업본부나 사학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등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해 초기 활성화를 시키면 좋겠지만 연기금의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주요 연기금이 투자를 문의해오는 곳도 없고 조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안에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헤지펀드에 투자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지만 연기금이 어떻게 투자할지는 연기금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투자 계획은 기존의 입장에서 변함없다"면서 "운용실적이 없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일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 헤지펀드에 대해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국형 헤지펀드에는 어느정도 규모로 어떻게 투자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가 해외 헤지펀드 투자잔액은 700억원 정도 남아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보험자산만 총 35조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연기금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헤지펀드 운용방식이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어 투자를 이끌만한 매력이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전략 쓰겠다는 것 이외에 기존 주식 투자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겠느냐"면서 "운용실적도 없어 당국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 투자 가능성은 열어놨다.

시장에서는 금융 당국의 적절한 정책을 통해 연기금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점에서 연기금의 투자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금융당국에서 연기금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찾고 헤지펀드 수익률 등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