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채권 전문가들은고위 공직자 출신의 전관예우가 수익률 개념으로 봐도 모럴헤저드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공직자 출신의 경우무위험 수익률에물가채 성격까지 가미된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연금을 보장받으면서도 각종 대형로펌으로부터 한 달에 1억원이나 되는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아챙기는 행태가 위험수익의 상쇄( risk-return trade-off)라는 상식을 깨뜨리는 행태라는 진단이다.

▲공무원 1인 평균 5억원 무상 지원 받는 셈= 일부 채권 운용전문가는25일 "공무원연금 1인당 월평균 수령액 200만원을현가화하면공무원은 정부로부터 7억원을 연 3.5%의 이자율로 운용하는 혜택을 받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공무원 연금이 물가에 연동되는 물가채의 성격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상 평균 수명이 80세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공무원들은 매년 물가 슬라이딩 만큼 수익률이 확대된다. 강력한 물가채 효과까지 감안한다면실제 퇴직 공무원들이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차입한 원금 규모는 10억원까지늘어난다는 게 채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가운데 본인 기여분 절반을 제외하더라도 공무원은 국가로부터 5억원 가량을 무상으로 받는 셈이다. 고위 공직자의 경우 연금 수령액이 크게 늘어나 무상으로 지원받는 규모가 많게는 7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 공시족도 현가화 개념으로 이해= 취업난 속에 젊은이들이 유독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행태도 수익률의 관점에서 풀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진단이다. 노량진 학원가 등으로 몰리는 이른바 공시족들은미래의 수익까지 현가화하면공무원이 일반 민간 기업의 직장인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간파한 사람들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공무원으로 합격하는 순간 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차입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 적자 공무원 연금은 개혁 없고 국민연금만 닦달=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연금을 충당하기 위해 국가가 매년 부담해야 하는 재정적자도 '리스크리턴 트레이드 오프'라는 개념에서 보면 모럴헤저드라고 꼬집었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마땅한 개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반면 아직 적자가 가시화되지도 않은 국민연금은 여러 차례 연금 수령자가 불리한 방향으로 개혁됐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매년 11조원에 이르는 재정이 공무원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규모는 2030년 3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점쳐졌다.

모 기금의 채권 딜러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 대형로펌 등의 고액의 연봉이라는리턴을 챙길 경우장관직 진출 등 추가로 출세할 수 있는확률이 줄어드는리스크를 감당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 친구에 나오는 명대사로 고위 공직자들의 모럴헤저드를 꼬집었다.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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