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논란이 일단락된 데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 약세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이른바 양적완화(QE) 조치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양적완화 조기종료 주장을 일축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아직 고용시장은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노동시장이 현재 수준보다 상당히 개선될 때까지는 자산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가 최근 급락한 데 따른 되돌림 압력이 작용할 여지도 있다.

전일 국고채 3년 금리는 2.65%까지 떨어져 기준금리(2.75%)와 차이를 10bp까지 벌렸다. 캐리 목적 투자의 경우 역마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새 장기물에 대한 레벨 부담도 만만치 않은 수준에 왔다. 전일 국고 5년 금리는 2.76%까지 떨어져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면서 평탄화를 노린 커브 전략 구사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으로 유로존 우려가 커진 데 따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 연방 정부의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을 뜻하는 시퀘스터 발동 여부도 금리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권이 극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이번주 안에 시퀘스터가 발동할 수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일희일비하는 뇌동매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美 주가.채권금리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시사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5.96포인트(0.84%) 상승한 13,900.13에 거래를 마쳤다.

버냉키 의장은 Fed 완화정책의 효과가 여전히 잠재적 위험을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Fed의 저금리 정책이 주택시장 회복에 도움을 줬으며 소비지출을 촉진시켰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보이거나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버냉키 의장은 의회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동 예산 감축장치인 시퀘스터를 점진적인 예산 긴축 조치로 대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존의 세금 인상분과 함께 시퀘스터까지 발동되면 경기 회복세에 심각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모두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해 12월 20대 대도시와 10대 대도시 주택가격이 모두 전월대비 0.2% 상승했다고 S&P/케이스-실러가 말했다. 12월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6.8% 상승해 2006년 7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1월 신규 주택판매는 급등세를 나타내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상무부는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5.6%나 늘어난 연율 43만7천채(계절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8만채를 예상했다.

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수정치인 58.4보다 상승한 69.6을 나타냈다고 민간 조사그룹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 62.0을 웃도는 것이다.

미국 채권금리도 급락 하루 만에 반등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오른 연 1.890%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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