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외환시장에서 27일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 중후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의회 증언에 미국 양적완화 종료 또는 축소 우려가 누그러졌다.

미국의 연방 정부의 자동 예산 삭감(시퀘스터) 발동에 대한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시퀘스터의 시장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서울환시의 달러 매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상원에 출석해 완화정책의 효과가 여전히 잠재적 위험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증시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5.96포인트(0.84%) 상승한 13,900.13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환시에서도 시퀘스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달러 매수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오는 3월1일 미국 시퀘스터 발동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달러화 1,080원대 중후반 매수세가 일어나면서 레벨이 장중 1,090원선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상원의원들이 시퀘스터(sequester)가 예정대로 발동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퀘스터를 점진적인 예산 긴축 조치로 대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퀘스터의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시퀘스터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투자은행 전문가와의 간담회'에서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은 몰랐던 일이 터졌을 때이고, 미국의 시퀘스터는 이미 충분히 시장에 반영돼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장세로 돌입하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일에도 달러화 1,090원선을 0.10원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내놓으면서 상단이 막힌 바 있다.

이날도 개장가부터 1,090원선에 진입하지 않는 한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12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2013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서 1월 경상수지 흑자가 22억5천만달러로 1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9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8.00원)보다 0.95원 상승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90.20원, 고점은 1,093.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090원선을 둘러싸고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공산이 크다. 버냉키 미 연준의장의 의회 발언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한 풀 가신데다 월말 네고물량으로 달러화 매도가 우세해보이지만 시퀘스터 발동이 임박한 만큼 하단 역시 탄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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