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를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자 1% 넘게 급등했다. 미 국채가격은 하락했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완화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일 동안 나온 지표를 보면 Fed의 경기 부양 노력이 주택시장에 도움을 줬다면서 "많은 측면에서 Fed는 실물 경제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실업률이 2015년까지 6% 밑으로 떨어지지 못할 것이라며 한동안 부양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지표 호조도 금융시장에 긍정적이었고 이탈리아 국채 발행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투자심리를 고취했다.

지난 1월 미국의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가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해 전월대비 4.5% 늘었다고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0%를 웃돈 것이다.

같은 달 내구재수주는 큰 폭으로 줄었으나 시장의 예상보다는 양호하게 나왔다.

상무부는 1월 내구재수주가 전월대비 5.2% 감소한 2천169억8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5.5% 감소를 예상했다.

이날 이탈리아는 40억유로(미화 52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낙찰금리는 연 4.83%를 보여 지난해 10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금융시장의 공포심을 자극할 수 있는 5%를 넘어서지 않은 것이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유로화는 이탈리아 국채 발행 결과에 고무돼 강세를 나타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5.24포인트(1.26%) 상승한 14,075.3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9.05포인트(1.27%) 오른 1,515.99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61포인트(1.04%) 높아진 3,162.2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후 버냉키 의장이 Fed 부양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됨에 따라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이탈리아에서는 부정적 총선 결과에도 국채입찰에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우려가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최대 목표액인 65억유로의 국채 매각에 성공했다.

유로존 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됨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였던 금융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경제지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이 1% 하락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매업체인 타깃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1.4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타깃이 캐나다지역에서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힘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버냉키 의장의 자산 매입 지속 재확인 속에 뉴욕증시 강세와 주택지표 호조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상승한 연 1.903%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2bp 높은 3.10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상승한 0.782%를 나타냈다.

이날 재무부는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연 1.260%였다. 입찰은 평범한 수준을 보였다. 응찰률은 2.65배를 보여 지난 6차례 평균인 2.68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3.4%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38.1%를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8.2%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19.2%를 밑돌았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증언 뒤 질의응답에서 2016년까지 실업률이 6%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많은 측면에서 Fed는 실물 경제에 도움을 줬다"고 말하고 Fed의 대규모 국채 및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정책이 시장을 왜곡시켰는지에 대한 질문에 Fed 관계자들이 아직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버냉키 의장의 자산 매입 지속 확인으로 위험거래가 급증한 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ECB가 유로화 완결성(integrity)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혀 국채가격이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데다 뉴욕증시가 급등세를 보여 국채가격이 장중 상승세를 접고 반락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낙찰금리가 4.83%를 보인 것도 이탈리아 우려를 완화했다고 부연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이탈리아의 국채입찰 결과가 예상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13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63달러보다 0.0076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1.14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16엔보다 0.98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2.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1.98엔보다 0.21엔 올랐다.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도 이탈리아의 조달 금리가 예상보다 나빠지지 않음에 따라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킷 주키스 소시에테제네랄 외환 헤드는 "패닉적 상황을 피한 것이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면서 "그러나 잠재적 위험성이 남아 있어 앞으로 유로화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지표 호조도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이날 3월 독일 소비자신뢰지수가 5.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5.8에서 소폭 오른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8을 다소 웃돈 결과다.

이후 뉴욕증시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상승폭을 확대함에 따라 유로화 역시 오름폭을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데다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버냉키 의장이 자산 매입프로그램을 재차 옹호한 것이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일본 내각부는 이날 발표한 2월 경제 보고서에서 "일부 영역은 취약한 상태이나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분 영역에서 반등 신호가 보인다"는 지난달 평가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일본 정부가 2개월 연속 경기 평가를 상향한 것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센트(0.1%) 높아진 92.76달러에 마쳤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1월 펜딩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4.5% 늘어난 105.9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2.0% 증가를 상회한 것이며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미국의 지난 1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5.2%나 감소한 2천169억8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5%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 원유재고가 지난 5년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공급이 원활한 상황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 3월1일부터 예산이 자동 삭감되는 시퀘스터가 발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는 위험거래 약세를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나 현재 원유시장은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에 따른 반등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것이 유가 강세를 견인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월22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11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260만배럴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주간 정제유 재고는 60만배럴 늘어났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7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190만배럴 감소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150만배럴 감소를 웃돈 것이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90만4천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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