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채권시장은 뉴욕 주가가 이틀 연속으로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는 데 따라 약세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 전 구간이 단기간 급락한 데 따른 되돌림 압력이 작용할 여지도 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지속 여부가 조정 강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국내 기관은 이른바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시장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채권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외국인을 따라가자니 절대금리 수준이 너무 부담스럽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3%까지 떨어지면서 기준금리와 격차가 12bp로 벌어졌다. 전일 국고 5년도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갔다. 국고 10년은 3.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사상 최저치(2.91%)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해 어느 것 하나 마음 놓고 사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내 기관은 포지션을 거의 고정한 채 미세 조정을 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딜링계정 등 단타 세력만 외국인 매매 따라잡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인 매수가 예상 밖으로 강해 당장 큰 폭의 조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강세 재료에 민감하고 약세 재료에 둔감해진 시장 심리도 당분간 금리 상승세를 제약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따라잡기가 최선이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로존 경제가 정치적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과 새 정부와 정책 공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현재 시장금리가 이미 2회 정도의 추가인하를 반영한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점에서 정책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경기가 완만하나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공격적인 완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흐름에 순응하는 게 딜러의 숙명이라지만, 쏠림을 경계하고 중심을 잡는 것도 그들 스스로의 몫이다.



▲美 주가.채권금리 이틀째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5.24포인트(1.26%) 상승한 14,075.3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수는 장 초반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후 버냉키 의장이 Fed 부양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됨에 따라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완화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일 동안 나온 지표를 보면 Fed의 경기 부양 노력이 주택시장에 도움을 줬다면서 "많은 측면에서 Fed는 실물 경제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실업률이 2015년까지 6% 밑으로 떨어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이탈리아에서는 부정적 총선 결과에도 국채입찰에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우려가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최대 목표액인 65억유로의 국채 매각에 성공했다.

이날 경제지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지난 1월 미국의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가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해 전월대비 4.5% 늘었다고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0%를 웃돈 것이다.

같은 달 내구재수주는 큰 폭으로 줄었으나 시장의 예상보다는 양호하게 나왔다.

상무부는 1월 내구재수주가 전월대비 5.2% 감소한 2천169억8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5.5% 감소를 예상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뉴욕증시 강세와 주택지표 호조로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오른 연 1.903%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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