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기업들이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경기침체기뿐만 아니라 호황기 때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재현 삼정KPMG 상무는 구조조정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상시 경영활동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4일 강조했다.

이 상무는 "기업은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사업 분야에 핵심 역량을 쏟는다"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 구조조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대기업들이 활발하게 구조조정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국내 경기의 저성장 전망 등에 따라 주요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2의 웅진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에서 주채권 은행의 역할과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 및 대상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정부의 경제 민주화 방침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대기업의 사업구조 개편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경기전망과 정부의 경제정책, 금융감독의 감독 방향을 고려하면 사업구조개편과 구조조정 작업은 올해 중요한 경제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는 주채무계열 그룹과 워크아웃ㆍ기업회생 진행 중인 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 및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측면에서의 매물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그동안 M&A 시장을 주도하던 롯데 등 대기업들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며 "펀드나 재무적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고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업무 베테랑인 이재현 상무는 2001년 삼정KPMG에 합류해 기업구조조정과 M&A, 부실채권 매매, 부동산 자문 등 다양한 분야의 재무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쌍용차 딜의 효시가 됐던 국내 최초 크로스보더 M&A 대우자동차 트럭 부분의 인도 타타그룹 매각 작업에 참여하는 등 10여년간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이 상무는 "재무자문 프로페셔널 1세대로 IMF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세계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의 사이클에 따라 자문했던 국내 기업들의 명멸 과정을 지켜봤다"며 "어려운 환경 변화 속에서 '승자의 저주'를 극복해 생존과 번영을 누리는 '승자의 축복' 기업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 우위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만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