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대차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의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재매수)'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일 연합인포맥스 대차잔고 증가상위업종(화면번호 3471)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유가증권 시장 대차잔고는 10조3천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25일부터 5거래일 동안 약 1조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화학과 전기전자, 운수장비업종이 각각 3천600억원과 3천200억원 1천600억원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이들 업종은 지난달 초부터 20일까지 대차잔고 증가 상위업종에 위치한 것을 고려하면 세 업종을 중심으로 숏커버링이 본격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종목별로는 삼성전기[009150](2천억원)와 하이닉스[000660](1천460억원), 삼성SDI[006400](1천억원), POSCO[005490](990억원), OCI[010060](970억원)순으로 대차잔고 감소 규모가 컸다.

대차잔고 감소와 더불어 공매도 거래 규모도 크게 줄었다.

연합인포맥스 업종별 공매도 일별추이(화면번호 3481)에 따르면 공매도 대금은 지난달 19일 2천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7일에는 약 1천억원까지 감소했다.

거래 대금 비중 또한 2%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종목 기준으로 최근 5일간 해운과 상업서비스업종에 대한 공매도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시총대비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대차거래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숏커버링이 본격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초 외국인의 신규 대차포지션 설정이 마무리되면서 추가 숏커버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1,900선을 넘어 1,950선을 뚫고 올라가면서 외국인이 매수 우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종목별로 숏커버 유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와 대차잔고 감소, 외국인 순매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삼성전기와 현대산업, 종근당, 삼성중공업 등의 경우 최근 외국인 매수에 숏커버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대차잔고 비중이 8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최근 대차잔고 감소 물량은 대부분 외국인 숏커버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프로그램 순매수 유입과 더불어 외국인 숏커버링 유입이 지속된다면 대차잔고 감소폭이 아직 크지 않은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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