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삼성증권이 그간 덩치를 키워오던 홍콩법인의 인력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한 데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증권은 홍콩법인의 외형 확대에만 치중한 채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일 삼성증권은 홍콩주식 브로커리지를 잠정 중단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한국 주식 세일즈를 대폭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삼성증권은 우수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을 한국주식 세일즈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 조정 등 후속작업을 시작했다.

일본의 2대 증권사인 다이와증권이 해외 인력의 200명을 감축한다고 밝히는 등 경쟁적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해왔던 아시아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도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법인 등을 정리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계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4월~9월)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2천540만달러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국내증권사 중 해외법인과 지점 등을 포함할 때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09년 8월 홍콩법인에 1억달러를 증자하면서 자본금 규모를 1천300억원대로 늘렸다. 2010년부터는 리서치 애널리스트, 주식 세일즈, 투자은행(IB) 등 우수인력을 본격적으로 확충해 2008년 20여명에 불과하던 현지법인 임직원 수를 150명까지 늘렸다.

삼성증권은 홍콩법인을 종합증권사로 덩치를 키워 브로커리지 평판을 구축한 뒤 IB 등 전방위적인 영업을 펼치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현재 홍콩법인의 연간 비용은 800억원에서 9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2010년 회계연도에는 총 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홍콩법인 인력 축소에 따른 단기적을 비용절감 효과는 있겠지만 사실상 홍콩 법인 철수 수순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자기자본이익률(ROE) 1% 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비용절감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략 방향이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사업 분야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에 대한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처음 시작할 때 전략을 잘못 세워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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